테슬라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 가상화폐 신사업에 힘 싣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지분을 대량으로 매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이사회 합류를 통한 경영 참여 계획을 공식화했다.

트위터에서 추진하는 가상화폐 및 플랫폼 관련 신사업에 힘을 싣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트위터를 직접 인수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앞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현지시각으로 5일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해 2024년까지 임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분기에 트위터 지분 9.2%를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그는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하지 않았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증권거래위 발표가 나온 뒤 하루만에 지분 인수를 통해 트위터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제출했고 결국 이사회 합류도 공식화했다.

트위터 측도 머스크 CEO의 이사 선임을 환영한다는 태도를 보인 만큼 앞으로 트위터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정책 측면에서 그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인수와 이사회 합류 이유를 직접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30억 달러 가까운 돈을 투자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위터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경쟁 심화에 대응해 가상화폐 관련된 신사업과 오픈소스 기반의 새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머스크 CEO가 대표적 가상화폐 지지론자로 꼽히는 만큼 트위터의 가상화폐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경영 참여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위터는 별도 사업부를 통해 가상화폐 기반의 결제 시스템과 대체불가능토큰(NFT)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며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자체적으로 ‘트위터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발행하거나 가상화폐의 활용 분야를 다변화하는 과제도 추진되고 있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 가상화폐 신사업에 힘 싣나

▲ 트위터 모바일앱 이미지.

머스크 CEO도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전기차 등 상품 결제를 허용하는 등 다양한 가상화폐 활용 방안을 추진해 온 만큼 트위터가 나아갈 사업 방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 시각을 보일 수 있다.

투자기관 MKM파트너스는 야후파이낸스를 통해 “머스크 CEO는 트위터 플랫폼이 갖춘 잠재력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약간의 전략 변화로도 성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트위터가 사용자들의 콘텐츠 가운데 민감한 발언이나 유해한 콘텐츠를 검열하는 엄격한 기준도 앞으로 오픈플랫폼 형태로 변화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머스크 CEO가 이전부터 트위터의 검열이 너무 엄격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았던 만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플랫폼으로 변화에 힘을 싣게 될 가능성도 크다.

장기적으로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완전히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트위터를 자신의 정치적 발언에 더욱 힘을 싣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머스크 CEO의 자산가치는 현재 약 2700억 달러에 이르고 5일 종가 기준 트위터 시가총액은 408억 달러로 충분히 경영권을 확보할 만큼의 지분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

트위터가 앞으로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을 더 활발하게 나타내고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하며 테슬라의 콘텐츠 정책이 너무 보수적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을 내놓은 적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트위터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선보인 뒤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머스크 CEO도 이런 전례를 따라 트위터에서 앞으로 더 활발하게 정치적 사안에 관련한 자신의 시각을 나타내고 트위터의 검열 정책을 더 느슨하게 바꾸려 할 공산이 크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CNBC를 통해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이사회 합류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시장에서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수 개월 동안 트위터에서 벌어질 변화를 지켜봐야 할 때”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