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 중심의 소액주주들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를 계기로 최근 추진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지배력 균열, 지분 매각 협상에 미칠 영향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1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 결과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18.73%) 매각을 위한 협상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전날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를 견제하기 위해 추천한 후보인 곽준호 KCF테크놀러지스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감사로 선출됐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기업 지배력이 약화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또한 기업가치를 훼손한다고 평가된 SM엔터테인먼트와 이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사이 계약이 변경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 지분 인수 협상을 거의 마무리지은 상황에서 이 총괄프로듀서의 무리한 요구조건으로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더라도 본인의 경영 참여 수준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SM엔터테인먼트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 총괄프로듀서의 요구는 힘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번 주주총회에서 곽준호 감사가 선출된 것 자체가 이 총괄프로듀스의 영향력을 더 줄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기존에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친척이나 고등학교 동창, 장기근속 사내 인사로 구성됐고 감사도 심복으로 평가되는 인물이 맡는 등 사실상 그의 영향력 안에 오롯이 갇혀 있었다.

이 총괄프로듀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적지 않은 수준의 연봉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쉽지 않게 됐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이 총괄프로듀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이 매각된 이후에는 지금처럼 라이크기획을 통해 인세를 받기 힘들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것으로 바라본다.

앞으로 곽준호 감사가 이끄는 감사위원회가 기업의 재무를 감독하고 특수관계인 거래 승인 등을 맡는 만큼 논란이 된 SM엔터테인먼트와 라이크기획 사이 계약이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은 SM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계속해서 지적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프로듀싱 인세 명목으로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금액은 모두 24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 675억 원의 35.6%에 달하는 규모다. 

라이크기획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SM엔터테인먼트가 2000년 상장한 이후부터 20여 년 동안 1400억 원이 넘는 프로듀싱 인세를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지분 매각 협상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인 이 총괄프로듀서의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