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이 골프웨어 브랜드 '왁'의 미국 진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코오롱FnC 대표이사 사장이 골프웨어의 해외진출을 발판삼아 대기업 패션계열사 추격에 나선다는 시선이 나온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해외사업 속도, 유석진 '패션 대기업' 추격

▲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 코오롱FnC 대표이사 사장.


1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골프웨어 브랜드 사업부 왁의 물적분할해 신설 법인 '왁'(가칭)의 대표이사는 김윤경 상무가 맡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신속하고 독립적 의사결정을 통해 해외사업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물적분할의 이유를 밝혔다.

김 상무는 프로골프선수로 활동한 마케팅 전문가로 선수생활을 마치고 미국의 가구회사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아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9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 부장을 맡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골프웨어 사업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신임 대표는 왁 사업부의 임원들과 함께 조직구성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사장은 물적분할을 통해 올해 미국 시장진출왁의 해외진출에 더욱 속도를 내려고 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미국의 골프전문 유통기업 가운데 매출 기준 시장 2위업체인 WGS(Worldwide Golf Shop)과 손을 잡고 미국에 8개 편집숍 매장과 온라인몰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구체적 마케팅 전략이나 미국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계획은 수립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왁이 톡톡튀는 악동 이미지를 내세워 젊은 골프인들에게 큰 호응을 거둬온만큼 미국시장에서도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왁은 2016년 기능성 골프웨어로 시작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주력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브랜드 캐릭터 와키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시즌마다 다른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와키 이모티콘을 출시하는 등 점잖은 신사의 스포츠라는 기존 골프의 이미지를 깨고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브랜드정체성을 확립한 것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왁은 전사 기준으로는 전략적 우선순위가 낮은 편에 속해 있지만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평가된다.

왁은 2021년 매출 407억 원을 냈다. 2020년 225억 원보다 80.8% 늘어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유 사장은 왁의 성장잠재력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진출에 나섰는데 올해 이들 국가에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재 왁은 일본에 매장 8개, 중국에 5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까지 각 15개, 10개로 늘리고 그밖에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 사장은 지난 해 지포어, 왁, 잭니클라우스, 골든베어, 엘로드 등의 골프웨어 포트폴리오의 구축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을 매출 1조 원으로 3년만에 복귀와 함께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부문은 2021년 매출 1조181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은 385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이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골프웨어 매출은 1400억 원에 이른다.

패션업계에서는 유 사장이 골프웨어 사업을 발판삼아 대기업 패션계열사 추격에 나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1년 패션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보복소비'와 명품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각 대기업 패션계열사들의 2021년 매출을 살펴보면 삼성물산 1조7670억 원, LF 1조7931억 원, 신세계인터내셔날 1조4508억 원, 한섬 1조3874억 원을 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로서는 다시 매출 1조 원 클럽에 합류한 것에 한숨을 돌린 상황이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한섬 등이 MZ세대를 겨냥한 골프웨어 출시를 올해 계획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은 올해 매출 1조1534억 원 영업이익 46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보다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1.5% 각각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