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반도체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현지시각으로 15일 “우크라이나는 네온, 아르곤, 크립톤 및 크세논을 포함한 반도체 원료가스의 주요 공급업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으로 가스 공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하면 반도체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분쟁에 생산비 늘어날 수도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제품.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가스의 약 70%를 공급하는 국가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네온가스의 비중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지 않지만 필수적이다.

네온가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기는 공정에서 사용되는데 이 때문에 공급량이 부족하면 반도체 생산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네온가스가 필요한 리소그래피 공정은 주로 심자외선(DUV) 노광에서 사용돼 180나노~10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데 쓰인다. 이는 전체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서 75%를 차지한다.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을 제공하는 TSMC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180~10나노 공정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90%를 넘어선다.

메모리반도체에는 네온가스가 더욱 필수적이다.

D램 생산에서도 생산능력의 90% 이상이 DUV 공정을 채용하고 있으며 모든 낸드플래시 생산에 DUV가 사용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분쟁이 네온과 같은 불활성가스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도체 공장과 가스 공급업체에 비축돼 있는 물량이 있고 다른 지역의 공급도 존재한다”며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가스 생산 라인 중단이 단기간에 반도체 생산 라인을 중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가스가 반도체공정에 필요한 양이 많지 않고 다른 공급지도 있는 만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