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난해에 실패를 딛고 삼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경영권 분쟁 2라운드를 예고했다.

박 전 상무는 자신이 바로 사내이사에 오르고자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부터 시작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이사회 내부 기반부터 다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박철완 금호석화에 주주제안 발송, 경영권 분쟁 재점화

▲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박철완 전 상무 측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3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주주제안은 배당을 비롯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의 요청이 담긴다.

박 전 상무는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후보를 추천하는 내용을 포함한 주주제안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 내용은 차후 일반 주주들에게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제안을 놓고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의 2차전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온다. 박 전 상무가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에 오르는 일이 실패하자 올해 다시 자신이 내세운 사외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개인 최대주주로 스스로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주주제안을 했다.

박 전 상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며 “더불어 선친의 뜻을 이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을 보다 투명화, 합리화하여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번에 주주제안을 발송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1월 박 회장과 금호석유화학 지분 공동 보유관계가 해소된 데 따른 공시를 내놓은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선 박 전 상무가 내놓은 안건들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26일 금호석유화학 제4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가 내놓은 안건인 △스스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1천 원, 우선주 1주당 1만1050원을 현금배당하는 안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포함한 사외이사 4명의 선임안건 등은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주주총회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올해 주주총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다음 주주총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움직임을 보일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뒤이어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상무가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둘째 형인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1978년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6년 아시아나항공 과장으로 입사했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과 동갑으로 2015년 함께 금호석유화학 임원에 올랐다. 2020년 4월 임원인사에서 박 부사장이 홀로 당시 전무로 승진하며 경영권 후계구조에서 균형이 깨졌다는 시선이 나왔다.

박 전 상무는 1월28일 기준 금호석유화학 주식의 8.58%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이며 특별관계자를 포함해 모두 10%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6.73%, 박 부사장은 7.21%, 박 회장의 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0.98%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현재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