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사장이 기술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다.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단기적 매출이 어느 정도 보장된 만큼 장기적 성장기반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Who] 두산밥캣 미국 인프라투자 올라탄다, 박성철 기술개발 적기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사장.


23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CES2022 혁신상에서 구동계와 동력계 등 모든 부분이 전동화된 T7X로 차량 지능 및 운송(Vehicle Intelligence & Transportation), 스마트시티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T7X는 엔진만 전동식으로 바꾼 것이 아닌 모든 부위를 전동화한 최초의 건설장비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모든 부품 전동화에 성공하면서 현존하는 전기 건설장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점에서 업계에도 의미가 큰 제품”이라며 “자율주행, 전동화 트렌드가 자동차에서 건설 및 소형장비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기존 원격조종기술인 '맥스컨트롤'의 범위를 장애물 회피와 반자율주행까지 확장하는 등 기술개발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성철 사장은 당장 적용되는 기술은 아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확정되면서 박 사장이 단기적 실적부담을 덜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시간과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5일 미국 하원은 낙후된 물적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1조2000억달러를 투입하는 인프라 예산 법안을 처리했다.

11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지수가 기준점인 50을 크게 상회하는 83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등 긍정적 수치를 보이고 있다.

두산밥캣은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5억8500만 달러, 영업이익 3억9천만 달러를 내면서 최대 실적인 2019년 실적(매출 38억6900만 달러, 영업이익 4억900만 달러)를 올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2600만 달러를 투입해 4월 미네소타주 리치필드 공장 증설을 마무리했고 5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테이츠빌 공장에 7000만 달러를 투자해 증설을 추진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놓기도 했다.

박 사장이 시장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중국 소형건설기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올해 1월 중국의 소형건설장비 딜러 4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행사를 열고 중장기 사업전략 및 주요 현안들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 자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1~2톤급 소형굴착기 E17Z와 E20Z 두 기종을 생산하며 3톤급 이하 소형굴착기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글로벌 건설기계 전문 리서치기관 오프하이웨이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중국의 6톤 이하 미니굴착기 판매량은 2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건설기계의 전체 판매량이 100%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소형굴착기 판매량 증가세는 가파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급속한 도시화 진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미니굴착기 수요가 늘고 있다"며 "북미와 유럽시장을 보면 굴착기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소형굴착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 건설장비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