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학 유진기업 사장이 동양을 인수해 레미콘 1위를 굳힌 뒤 리모델링 등 건자재 유통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내놓았다.

정진학 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진기업의 동양 지분 매입은 차익실현을 위한 것이라는 동양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진학 "유진기업, 동양 인수해 레미콘 1위 하겠다"  
▲ 정진학 유진기업 사장.
정 사장은 “유진기업이 동양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단기 차익을 위해 인수에 나섰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경영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18일 동양 지분 10.01%를 확보해 파인트리자산운용(지분 9.75%)를 제치고 동양 최대주주에 올랐다. 30일 열리는 동양 주주총회에서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회 확대와 신규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진다.

동양 경영진은 유진그룹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있다며 소액주주에게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 사장은 “유진기업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동양 지분을 25% 이상 늘릴 계획이 있다”며 “주요 주주와 협상, 블록딜, 장내 매수 등 모든 방안에 가능성을 열고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했을 때 기대되는 사업시너지도 설명했다. 정 사장은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하면 레미콘 시장 점유율을 10%대로 공고히 할 수 있어 건설회사·시멘트회사와 협상력이 커지는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의 레미콘 시장 점유율은 7~8% 수준이다. 수도권 점유율이 14%로 높은 편이지만 지역 기반이 취약하다. 반면 동양의 시장점유율은 1~2%로 높지 않지만 경상도와 강원도에 공장이 있어 지역 네트워크를 보완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사장은 유진기업의 건자재 유통사업 확대 계획도 내놓았다.

정 사장은 “레미콘만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리모델링과 관계된 건자재 유통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2014년부터 철근과 석고보드, 타일 등 10종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데 건자재 유통에서 지난해 매출 500억 원을 냈다.

유진기업은 올해 9월 서울 목동에 3층 규모의 리모델링 전용 유통매장을 열 계획을 하고 있다. 전용매장에서 기존 제품 외에 욕실용품과 바닥재 등 다양한 리모델링 용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시장의 규모는 연간 약 50조 원으로 레미콘 전체시장 8조 원보다 6배 이상 크다.

정 사장은 “건자재업을 하는 동양의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리모델링 유통사업 진출도 포함돼 있다”며 “올해 리모델링 유통사업으로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올해 1월 리모델링협회 회장에 선출됐다. 정 사장은 “리모델링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유진기업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리모델링협회 회장을 겸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