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대만 TSMC와 이미지센서 동맹하나, 삼성전자와 경쟁 더 치열

▲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소니 이미지센서 공장. <소니>

삼성전자와 소니의 이미지센서 경쟁이 대만 TSMC의 참전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기업으로 고객사에게 다양한 이미지센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소니 등 일본 고객사들과 TSMC의 일본 첫 반도체공장 설립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신기술 개발 및 생산능력 확대에 매진해 이미지센서 1위기업 소니와 격차를 점차 좁혀가고 있다. 소니는 이런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TSMC와 손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가 일본 반도체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소니와 TSMC의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TSMC는 15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본에 특수한 기술 기반의 웨이퍼 제조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초의 일본 반도체공장 설립계획을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 전해졌던 일본 진출 가능성을 공식화한 셈이다.

TSMC는 그동안 대만과 중국, 미국에만 반도체 생산시설을 지었고 일본에는 주로 연구개발시설만을 뒀다. 

지난해 6월 일본에 반도체 디자인센터를 열었고 올해는 패키징 연구센터 투자를 결정했다. 그런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다루는 전공정 시설을 새로 짓는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TSMC는 특히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인 소니와 협업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일간공업신문 등 일본매체들은 TSMC가 소니와 함께 투자해 일본 구마모토의 소니 이미지센서공장 인근에 새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투자규모는 1조 엔(약 10조2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하는 이미지센서 화소 미세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TSMC와 손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이미지센서 경쟁력의 핵심은 센서를 구성하는 화소를 작게 줄이는 것이다. 화소 크기가 작을수록 더 해상도가 높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화소 크기가 줄어들면 빛을 받는 양도 감소해 화질이 나빠진다는 모순이 걸림돌이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이미지센서 화소 크기를 줄이는 기술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으로 꼽힌다. 기존 이미지센서 화소는 1.0㎛ 크기가 한계로 여겨졌다. 그러나 2018년 삼성전자가 최초로 화소 크기 0.9㎛ 이미지센서를 내놨고 뒤이어 2019년에는 소니가 0.8㎛ 화소 이미지센서를 선보였다.
 
소니 대만 TSMC와 이미지센서 동맹하나, 삼성전자와 경쟁 더 치열

▲ 삼성전자가 개발한 0.64㎛ 화소 이미지센서. <삼성전자>


다만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화소 미세화 기술에서 소니를 앞선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이미지센서 화소 크기를 0.7㎛로 줄이는 데 성공했고 올해 6월에는 0.64㎛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했다.

반면 소니는 여전히 0.8㎛ 화소에 머물러 있다.

TSMC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고도화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파트너로 여겨진다.

여러 고객사와 다양한 이미지센서를 생산한 경험이 풍부한데다 고성능 이미지센서 개발에 필수인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기업 가운데 7나노급 이하 미세공정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능력 자체도 TSMC와 협업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TSMC에 이미지센서 위탁생산을 맡기면서 자체적으로도 반도체 공장을 운영해 왔다. 2019년 말 웨이퍼 기준 10만9천 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미지센서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 4월부터 일본 나가사키에서 신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TSMC의 현지 반도체공장 생산능력까지 더해지면 소니는 점점 더 늘어나는 이미지센서 수요를 잡기 위한 생산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전자도 소니의 시장 점유율을 들고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래된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용으로 전환해 생산능력을 지속해서 확대하면서 새로운 이미지센서를 계속 개발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 화소 미세화를 지속 추진하는 가운데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뿐 아니라 자동차용 센서로도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터널 등 밝기 차이가 큰 곳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자동차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오토 4AC’를 13일 출시했다.

이미지센서시장은 스마트폰 카메라 증가, 자율주행차 확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이미지센서시장이 전년 대비 19% 성장해 22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니는 그동안 이미지센서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갈수록 삼성전자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소니의 이미지센서 점유율은 2019년 53.5%에서 2020년 49.8%로 낮아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8.1%에서 19.6%로 점유율을 확대했다.

소니와 TSMC의 협력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이유다.

요시다 켄이치로 소니 회장은 5월 기자회견에서 TSMC와 합작 가능성에 관해 답변을 거부하면서도 "소니는 대부분 파운드리를 통해 반도체를 공급받는데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