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퀄컴이 중저가 AP(모바일프로세서)시장 쟁탈전에 참전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대거 쏟아지면서 중저가 AP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저가 AP시장은 대만의 미디어텍이 강자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미디어텍의 점유율을 얼마나 뺏어낼 지 주목된다.

◆ 삼성전자 퀄컴, 중저가 AP에 주목

삼성전자는 17일 중저가 AP 신제품 ‘엑시노스7870’을 공개하고 올해 1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퀄컴, 중저가 AP에서 미디어텍 아성에 도전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왼쪽)과 스티븐 몰렌코프 퀄컴 CEO.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엑시노스7870은 14나노 공정을 적용한 첫 보급형 AP 제품”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에 널리 채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7870에 14나노 공정기술을 적용해 기존 28나노 제품보다 전력효율을 30% 이상 향상했고 모뎀칩, 위성항법장치, 듀얼카메라 지원기능 등을 집적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할 최고사양 AP에만 14나노 공정기술을 적용했다.

퀄컴 역시 중저가 AP 라인업을 개편하고 중저가 AP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425’를 비롯해 ‘435’ ‘625’ 등 중저가 AP 신제품을 대거 내놨다.

포브스는 “퀄컴이 새롭게 내놓은 중저가 AP 신제품들은 기존 중저가 AP보다 전력효율과 성능면에서 향상된 것”이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 맞춰 중저가 AP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중저가 AP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이 커지면서 스마트폰업체들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이에 단가가 낮으면서도 고급사양을 갖춘 AP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은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중저가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기술혁신보다 수익을 높이기 위한 사업모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저가 AP시장 경쟁 거세져

삼성전자와 퀄컴이 본격적으로 중저가 AP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저가 AP시장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저가 AP시장은 대만의 미디어텍이 강자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퀄컴, 중저가 AP에서 미디어텍 아성에 도전  
▲ 삼성전자가 17일 공개한 중저가 AP '엑시노스7870'.
미디어텍은 주로 샤오미 레노버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AP를 공급하며 급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AP시장에서 미디어텍은 퀄컴, 애플에 이어 점유율 19%로 3위를 차지했다.

미디어텍이 최근 주력 제품으로 내놓은 중저가 AP ‘헬리오 P10’의 경우 올해 스마트폰업체들이 내놓을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칭지앙셰 미디어텍 대표는 “헬리오 P10은 올해 100개가 넘는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인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저가 AP시장도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설계업체들은 AP의 가격대는 낮추면서도 성능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