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등돌린 2030세대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청년층 마음 돌리기에 힘쓰고 있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돌풍’에 부딪히면서 아직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송영길 청년층 마음잡기 공들여, 이준석 돌풍 맞설 민주당 돌파구 찾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영길 대표는 6월2일 열리는 민심경청 보고회에서 4·7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을 심층분석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4·7재보궐선거의 참패를 딛고 변화를 위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7일 동안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송 대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특히 청년층 마음잡기에 공을 들였다. 프로젝트 첫날부터 서울·부산 청년의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조만간 당의 변화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청년공간 무중력지대에서 진행된 서울·부산 청년간담회에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보면서 민주당이 20·30대 청년들에 관한 기회를 확보해줘야 한다는 점에 전폭적으로 동의한다”며 “별도조직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청년위에 별도의 독립적 섹터를 만들어 의견을 수용하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내로남불 지적에는 “가장 아픈 점이고 날카로운 비판”이라며 “그냥 무조건 반성하고 죄송했다고 하면 국민들께선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이 지적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제시돼야 민주당을 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견들을 듣고 전체를 종합해 국민에게 정리한 것을 발표할 생각이다. 오늘이 그 첫 출발”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청년층이 4·7재보궐선거에서 등돌린 사실을 확인했던 터라 이들의 민심을 되찾아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 대표가 이처럼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뾰족한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준석 돌풍’으로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가 늘고 있어 서둘러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0선 의원'임에도 예비경선에서 중진의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정치권 전체에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왔다.

이준석 후보를 향한 후원 열기도 뜨거운데 후원금 모금 사흘 만에 1억5천만 원 한도를 거의 채우기까지 했다. 소액후원금이 많아 젊은층의 적극적 후원이 있었다는 풀이가 나왔다. 

보수진영은 그동안 기득권 세력으로 꼽히는 노년층의 지지를 주로 받은 터라 온라인 커뮤니티 기반의 ‘팬덤정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온라인에서부터 일부 팬덤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는 이준석 후보와 같은 역할을 할 '젊은피'가 사실상 없다.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젊은 사람은 박용진 의원이다. 박 의원도 세대교체론을 강조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나타난 이준석 돌풍을 두고 “국민들이 가장 격렬하게 바꾸고 싶어하는 것이 정치다. 국민들이 한국 정치가 격렬하게 변화하라는 요구와 명령이 표현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박 의원은 1971년 태어나 올해 50세로 청년층이 아니라 장년층이다.

게다가 이 후보와 비교해 정치적 인지도가 무척 낮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밝힌 뒤 한 달이 다 돼가지만 현재 지지율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민주당에는 초선의원 81명이 모여 만든 ‘더민초’라는 모임도 있다.

이들은 4·7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모임을 만들고 반성과 쇄신의 목소리를 냈지만 큰 이목을 끌지 못했다.

초선의원 50여명은 지난 4월9일 첫 모임을 열고 보궐선거 참패를 놓고 입장문을 내놨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저희 초선의원들부터 달라지겠다. 민주당 혁신에 앞장서겠다. 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모임은 보여주기식 대응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쇄신안을 놓고 꾸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이 모임을 이끌 리더십의 부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더민초는 내달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차담회를 열며 ‘쓴소리’ 민심부터 부동산정책 등 각종 국정운영 방향에 관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초선의원 81명 전원이 참석해 모둠별로 문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당분간 청년층 마음을 잡기 위한 쇄신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4·7재보궐선거 뒤 부동산특위와 반도체특위 등을 마련하면서 서서히 진용을 갖추고 있다”며 “송 대표가 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청년층의 목소리도 들은 만큼 청년층과 관련한 쇄신안 마련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