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이사가 ESG경영을 강화하고 맥주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오랜기간 오비맥주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제품투자 저조, 사회적 책임 부재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오비맥주 ESG경영과 개발투자 강화, 배하준 '이미지 손상 더 안 돼'

▲ 배하준(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대표이사.


19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올해부터 ESG경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주류업계 선도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ESG경영 및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오비맥주 모회사 AB인베브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세우고 △스마트농업 △물보급 △자원순환 △기후변화의 4가지 지속가능경영 부문을 만들어 계열사들이 자발적인 ESG전략을 짜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가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은 자원순환과 기후변화다.

오비맥주는 2025년까지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내 태양광기업과 협력해 광주, 청주, 이천 등 3개 공장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자가전력으로 맥주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에 직접 발전한 태양광에너지를 이용해 맥주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12GWh 전력을 생산해 5621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말부터 병맥주 포장재를 재생용지로 교체해 플라스틱필름 사용량을 연간 96톤 줄였고 폐기물로 버려졌던 맥주 부산물을 에너지바로 만드는 사업도 시작하는 등 자원순환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배 대표는 맥주제품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한국맥주'라는 뜻의 쌀맥주 제품 '한맥'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신기술을 적용해 만든 '올뉴카스'를 출시했다.

올뉴카스는 오비맥주의 기술이 총집합된 제품이다. 오비맥주는 올뉴카스에 디자인뿐만 아니라 원재료, 공법 등 맥주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혁신적 변화를 넣었다.

대표적 특징은 맥주 생산공정에 ‘콜드브루’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콜드브루는 생맥주를 병이나 캔 용기에 주입하기 전 저온 안정기를 거치도록 해 주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를 막는 기술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경쟁사들과 달리 맥주만을 제조하는 맥주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소비자와 시대변화를 따라 항상 혁신방향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카스제품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신제품 개발이나 기술혁신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아왔는데 신제품 출시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외국계 모기업을 둔 점 때문에 배당금에만 신경쓴다는 오해를 사왔다.

특히 2019년에는 영업이익(4090억 원)보다 많은 배당(4390억 원)을 책정했고 이와 관련해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노조와 관계도 악화되면서 기업 이미지는 크게 손상됐다.

오비맥주는 주요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나 롯데칠성음료는 물론 수입맥주와 국내 수제맥주로부터 전방위적 도전을 받고 있는데 기업 이미지 손상이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AB인베브 측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2019년 말 남아시아 지역 사장이었던 배하준 대표를 긴급투입했다. 배 대표는 오비맥주 대표에 오른 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목됐던 사회적 책임과 제품투자에 집중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