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력을 기반으로 선두 대만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2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새로 파운드리사업부장에 오르는 최시영 사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삼성전자에 대만 TSMC는 여전히 높은 벽, 최시영 미세공정이 열쇠

▲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4분기 매출 37억1500만 달러를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5%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4분기 세계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16.4%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TSMC 역시 매출 증가세를 지속해 4분기 점유율 55.6%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3분기 36.5%포인트에서 4분기 39.2%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역할을 최시영 사장에게 맡겼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모든 반도체 제품에 관한 공정 개발과 제조부문을 이끌어 온 반도체 공정 전문가로 평가된다.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장,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핵심 보직을 역임하다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 승진과 함께 파운드리사업부장으로 선임됐다.

파운드리기업이 외부로부터 반도체 일감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세계에서 7나노급 이하 반도체 미세공정을 제공하는 파운드리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나노(nm)는 반도체 회로의 폭을 말한다. 반도체는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 등이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이같은 미세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퀄컴 5나노급 반도체 스냅드래곤888, IBM 7나노급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엔비디아 8나노급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수주했다.

TSMC 역시 애플과 AMD, 브로드컴, 자일링스, 미디어텍 등 대형 고객사로부터 막대한 반도체 일감을 받고 있다.

최 사장은 앞으로 세계 반도체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고성능 반도체를 수주하기 위해 미세공정 고도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5나노급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 4나노급 공정, 3나노급 공정 등 보다 미세한 공정의 개발도 진행중이다.

시장에서는 특히 3나노급 공정에 가면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력 차이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두 기업은 2022년 비슷한 시기 3나노급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정됐는데 여기에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급 공정에 신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도입하는 반면 TSMC는 기존 기술 ‘핀펫’을 유지한다. 
삼성전자에 대만 TSMC는 여전히 높은 벽, 최시영 미세공정이 열쇠

▲ 핀펫과 GAA 비교. <삼성전자>

게이트올어라운드는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를 4면에서 맞닿게 해 전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와 달리 핀펫은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동작 전압을 낮추고 성능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언뜻 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게이트올어라운드는 3나노급 공정에서 처음 적용되는 만큼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을 안정화하는 부분에서는 이전부터 오래 사용됐던 핀펫과 비교해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전문 매체 세미콘덕터엔지니어링은 "게이트올어라운드는 핀펫보다 나은 성능을 제공하지만 제작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 (게이트올어라운드에서 핀펫으로)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미세공정 전문가인 최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파운드리사업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반도체 설계분야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