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이 외부고객 매출을 더욱 빠르게 늘리려면 상대적으로 역량이 떨어지는 후공정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관련해 미국 고객사들로부터 수주 관련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성과지표 중 가장 빠르게 변하는 것은 외부고객사 비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위탁생산 외부고객 유치 확대 위해 후공정 기술력 높여야"

▲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17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인 지포스 RTX30 시리즈 위탁생산 물량을 추가로 수주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삼성디스플레이 등 내부고객사였다. 2020년 기준으로 내부고객사 매출 기여도는 아직 50%를 상회한다.

김 연구원은 2021년부터 외부고객사 매출 기여도가 55~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의 매출 기여도는 2020년 한 자릿수 초반에서 2021년 1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외부고객사 매출을 확대하려면 미국 고객사들이 선호하는 후공정 기술 확보와 관련한 시설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웨이퍼에 회로를 만드는 전공정과 반도체칩을 패키징하고 테스트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경쟁사인 TSMC는 2010년대 중반부터 후공정서비스를 강화했다. 7~16나노 미세공정에 특화된 맞춤형 후공정기술로 평가받는 통합 팬아웃(InFO)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수주한 엔비디아 물량은 삼성전자가 전공정을 담당하지만 후공정은 외부 후공정서비스 공급사(OSAT)가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투자자포럼에서 엑스큐브, 아이큐브 패키징 등 후공정 기술을 선보였다. 고성능 D램에서 사용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엑스큐브 적층구조에 사용하면서 시스템반도체로 적용범위를 넓힌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