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을 위해 정성을 다했다.
정몽구 회장은 정주영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2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현대가의 ‘장자’로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몽구 회장은 아들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1시간 전에 기념식장에 도착해 준비과정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직접 손님을 맞았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크고 작은 행사에 종종 모습을 내비쳤지만 이날은 다른 어느 때보다 더욱 긴장한 모습이었다.
정 회장은 이제 재계의 ‘큰 어른’이지만 이날만큼은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참석한 손님을 맞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아들로 자리했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를 찾은 몇몇 인사와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여러 차례 흔들며 반가움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참석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방문해 정 회장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정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도착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입구까지 직접 마중을 나갔다.
정 회장이 이날 직접 행사장 밖에 나가 맞은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을 지내면서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정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 사진전을 둘러보며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이 자리를 비우자 정몽준 이사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이 대신 지켰다.
정의선 부회장도 행사장 중앙에서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손님을 맞았다.
정 회장은 이날 한시간 넘게 이어진 기념식 본행사에서 한 순간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날 행사장 맨 앞 정중앙 테이블에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최경환 부총리, 이명박 전 대통령,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정홍원 전 국무총리 등이 자리 잡았다. 정 회장의 왼쪽에는 이 전 대통령이, 오른쪽에는 정 전 국무총리가 자리했다.
정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를 조명하는 영상이 나오는 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영상을 응시했다.
이 영상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물론이고 정몽구 회장의 어머니 변중석 여사, 정 회장의 형제들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영상 막바지에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KCC 등 지금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범현대가 회사들의 모습이 차례로 나왔다.
정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 좋아했던 노래인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 공연이 끝난 뒤 마지막 순서에 가족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정 회장은 인사말을 마친 뒤 여러 차례 객석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날 행사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정 회장 바로 옆에서 정 회장을 보좌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의 도착을 정 회장에게 직접 알렸다. 김 부회장은 정 회장이 앉은 테이블 바로 뒤에 자리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