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갤럭시S에 S펜 지원 가능성, ‘카툭튀’ 불편 해결이 열쇠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울트라가 툭 튀어나온 카메라모듈로 인해 화면을 누를 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

삼성전자가 내년에 내놓을 스마트폰 갤럭시S 제품군에서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에만 적용되던 스타일러스펜(S펜)을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 많은 소비자가 S펜 기반의 사용자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특유의 돌출된 카메라모듈 디자인이 S펜 사용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스마트폰 업계와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2021년 상반기 내놓을 스마트폰 갤럭시S21(가칭)에서 S펜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술매체 BGR은 갤럭시S21이 자체적으로 S펜을 내부에 탑재하지는 않지만 S펜 입력을 인식하는 기능을 갖춘다고 봤다. 현재 갤럭시S 제품군은 갤럭시노트의 S펜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는 모든 소비자가 S펜을 사용하지는 않는 점을 고려해 S펜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S펜 적용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BGR은 “내년에는 S펜이 갤럭시노트 시리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갤럭시S21은 S펜을 지원하는 최초의 갤럭시S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제는 갤럭시S21이 최근 나온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들과 같이 툭 튀어나온 카메라모듈을 탑재해 S펜의 필기감을 방해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출시된 갤럭시S20과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모두 후면카메라에 ‘카툭튀’ 디자인을 채택했다. 특히 갤럭시노트20울트라의 카메라모듈 두께는 신용카드 3장을 쌓아놓은 수준으로 모든 제품 가운데 가장 튀어나온 정도가 크다.

이런 카툭튀 디자인은 스마트폰에서 고성능 카메라를 구현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카메라 화질과 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지센서 크기를 키우고 렌즈도 여러 개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신호로 바꾸는 시스템반도체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카툭튀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카메라 성능을 보여주는 데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관계자는 한 국내매체와 인터뷰에서 “언제까지 숨기거나 피하듯 디자인을 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오히려 카메라의 강력한 성능을 대담하게 드러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툭튀 디자인이 있는 스마트폰은 정작 S펜을 사용할 때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S펜으로 화면을 누르면 카메라모듈이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의 차이로 화면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IT매체 씨넷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울트라의 카메라모듈은 멋지게 디자인됐지만 너무 크다”며 “평평한 바닥에 놓고 S펜으로 글을 쓰거나 검색을 하면 스마트폰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카툭튀에 따른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들고 S펜을 쓰거나 카메라모듈을 감출 만큼 두꺼운 커버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갤럭시S21 등 내년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올해보다 카툭튀가 덜해져 S펜 사용자경험이 개선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카메라모듈 크기 축소에 기여하는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9월15일 공개된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M2는 화소 크기 0.7μm로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한다. 갤럭시노트20울트라에 적용된 이미지센서는 1억800만 화소를 지원하지만 화소 크기는 0.8μm다.

이미지센서는 화소 크기가 작아질수록 전체 크기도 줄어드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화소 크기 0.7μm로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구현하면 화소 크기 0.8μm 제품과 비교해 이미지센서 크기를 최대 15% 줄이고 카메라모듈의 높이도 최대 10%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S21에 S펜 인식을 지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내년 갤럭시S에 S펜 지원 가능성, ‘카툭튀’ 불편 해결이 열쇠

▲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는 당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로 양분해 개발해 왔다. 하지만 갤럭시S 제품 크기가 점점 더 커지면서 갤럭시노트 특유의 큰 화면은 차별성이 없어지게 됐다.

이제 갤럭시노트가 갤럭시S와 다른 점은 S펜의 유무밖에 없다는 말도 나온다.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인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의 출시도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갤럭시Z폴드2 등은 갤럭시노트의 대화면 특징을 이어받을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IT매체 노트북체크는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병합할 것”이라며 “갤럭시S21이 S펜 인식을 지원하는 이유는 갤럭시노트 애호가들이 갤럭시S 시리즈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