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을 이끄는 테슬라가 9월22일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나노와이어 기술을 적용한 실리콘 음극재에 주목할 것을 암시하면서 실리콘 음극재시장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LG화학은 실리콘 음극재에 들어가는 주요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실리콘 음극재시장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가세해 실리콘 음극재시장 커지나, LG화학 수혜 기대 부풀어

▲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27일 화학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글로벌 전기차 1위 테슬라가 주도해 나노와이어 기술이 보편화되면 실리콘 음극재가 기존 흑연 음극재를 대체하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와이어 기술은 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을 단면의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표면적을 넓히기에 좋은 기술로 알려져 소재들이 일정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기술이 전기차배터리에 쓰이는 실리콘 음극재에 적용되면 실리콘 음극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충전할 때 부피가 팽창해 폭발할 수 있는 위험을 해결할 수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노와이어 기술을 양극재와 음극재에 적용하면 표면적을 늘려 획기적으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실리콘 음극재에 나노와이어 기술을 적용하면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더라도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는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소재에 실리콘 음극활물질을 추가한 소재인데 기존의 흑연 음극재보다 리튬을 10배가량 더 저장할 수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흑연소재에 실리콘 음극활물질을 5~10wt%(중량퍼센트)로 첨가하면 에너지밀도 향상, 충전 속도 단축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으로서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의 개화가 빨라지는 것이 반갑다. 실리콘 음극재에 들어가는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데다 증설까지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21년 1분기까지 여수 탄소나노튜브 공장에 탄소나노튜브 1200톤을 증설해 총 생산능력 1700톤을 확보하기로 했다. 2021년 1분기 끝나는 탄소나노튜브 증설계획 이후로도 2022년 추가 증설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용 탄소나노튜브 수요가 2019년 3천 톤에서 2024년 1만3천 톤까지 연평균 3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해 증설을 진행해왔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와 열의 전도율이 구리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의 100배에 이르는 신소재로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항공기 동체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나노와이어 기술처럼 실리콘 음극재의 팽창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실리콘 음극재와 함께 성장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 도전재 시장은 올해 87억 원에서 2025년 2조4천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나노와이어 기술과 마찬가지로 탄소나노튜브가 실리콘 음극재에 적용되면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탄소나노튜브 준비를 착실히 해온 만큼 실리콘 음극재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