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경영 정상화방안의 이행에 힘써 그룹이 진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11일 두산그룹 모든 임직원에 사내 메시지를 보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된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회사경영이 좋지 않은 탓에 회사 걱정까지 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은 사회적 부채 졌다, 책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그는 “다행히 국가 기간산업을 향한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제 일련의 조치와 관련한 방향이 정해졌기에 대략이나마 앞뒤 사정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진이 시장 흐름의 변화에 대응하고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목표에 미치지 못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졌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두산중공업이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두산중공업의 위기에 따른 사회적 파장과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금전적 부채를 넘어 사회적 부채를 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성했다.

두산중공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갖추기 위해 사업구조의 개편과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에 맞춰 일부 자산과 사업부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목표를 3조 원으로 잡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이 올해 안에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두산뿐 아니라 두산 대주주들도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와 자본 확충에 참여해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4월 두산그룹은 그룹 차원의 자산 매각,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와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1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자구안을 받아들여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방안을 확정하고 두산중공업에 1조2천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에 지원한 금액은 지금까지 모두 3조6천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