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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손잡은 삼성전자, 배터리보다 차량 반도체 먼저 협력 가능성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5-15 14: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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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으면서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차량용 반도체사업은 향후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손잡은 삼성전자, 배터리보다 차량 반도체 먼저 협력 가능성
▲ 삼성전자 엑시노스오토V9.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전기차 배터리가 아닌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13일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서 만나 배터리 기술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주로 논의한 내용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었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적어도 5년 이상 걸려 단시일 내에 협력이 쉽지 않다.

오히려 삼성전자와 현대차 양쪽 모두 관심을 보이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인 엑시노스오토를 선보였다. 시스템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를 차량용으로 특화한 제품이다.

이후 테슬라 자율주행시스템 HW3에 엑시노스 칩을 탑재했고 아우디에도 엑시노스오토8890에 이어 엑시노스오토V9를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역시 2018년 7월 차량용 반도체 설계기업인 이스라엘의 오토톡스에 투자를 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기술 확보에 힘써 왔다.

현대차는 그동안 주로 독일 인피니온으로부터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전에도 두 회사의 협력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실무진 선에서 자율주행 센서 협업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추후 삼성전자의 통신용 반도체칩이 현대차에 탑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의 만남이 이뤄진 만큼 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으로 파악된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협력은 미래차 사업을 확대하려는 현대차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키우려는 삼성전자 양쪽에 윈윈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데 차량용 반도체사업의 성장이 반도체 비전 2030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의 기능이 고도화되고 전자장비(전장) 탑재가 증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시장은 2017년 340억 달러 규모였으나 2025년에는 665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차량용 반도체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등이 선두권의 기업이지만 점유율은 10% 안팎으로 어느 한 곳이 압도적이지 않다.

오히려 인수합병 등의 시도가 어느 곳보다 활발하게 일어나며 시장의 구도가 하루가 다르게 바뀐다. 

르네사스는 2018년 반도체설계기업 IDT를 인수했고 인피니온은 2019년 통신반도체기업 사이프레스를 품에 안았다. 퀄컴이 NXP를 인수하려다 무산된 적도 있다. NXP는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대상으로도 꼽히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시장 최대 경쟁자인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를 넘어 모빌리티사업 전반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인텔은 2017년 모빌아이를 인수해 자율주행사업에 뛰어들었고 최근에도 모빌리티 스타트업 무빗을 인수했다.

삼성전자 역시 후발주자이지만 완성차업체와 합종연횡, 기존 기업 인수합병 등의 전략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시장의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기회도 많다"며 "삼성전자가 지닌 기술 경쟁력과 투자여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를 해 볼 만한 분야"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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