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가 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방 대표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다각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제2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성공의 재생산'이 가능한 회사임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앞둔 방시혁, '제2의 방탄소년단' 숙제 풀까

▲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이사.


26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신규 음반 ‘맵 오브 더 솔 : 7’로 새 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빌보드는 다음주 ‘빌보드 200’에 맵 오브 더 솔 : 7이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2년 안에 비영어권 음반 4개를 1위에 연속으로 올리는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영어 음반으로도 비틀즈가 유일하다.

그러나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가 방탄소년단의 인기만으로 평가받기를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방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른 연예기획사들과 다르다는 점을 내세운다. 음반과 음원 판매, 공연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원을 갖췄다는 것이다.

가령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 지식재산으로 게임을 내놓는다. 2대주주 넷마블에 지식재산을 제공하는 방식을 넘어 게임을 직접 제작하기 위해 게임 개발사 수퍼브를 인수했다.

캐릭터를 제작하고 초록뱀미디어와 손잡고 드라마도 만들고 있다.

이런 콘텐츠는 방탄소년단이 직접 활동을 하지 않아도 매출을 내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방탄소년단은 차례로 병역을 해결해야 하는데 일부 구성원이 입대를 해도 팬들이 구성원 전부를 만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기술을 활용해 공연사업 등 기존 사업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비엔엑스를 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플리’를 운영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위버스로 공연 관객들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위플리로 사전 주문한 상품을 공연 현장에서 받는 체계도 도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비엔엑스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2019년 공연 상품 매출이 2018년과 비교해 2배 넘게 늘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879억 원, 영업이익 975억 원을 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이 95.1% 늘었다.

영업이익은 22.2% 증가하며 3대 연예기획사로 묶이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보다 크다.

방 대표는 5일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설명회’에서 “사업을 다각화해 음반 및 음원, 공연, 영상콘텐츠, 지식재산, 플랫폼사업이 고르게 매출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증권사들도 비교군으로 한국 연예기획사들이 아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기업을 꼽는 것으로 파악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는 4조 원에서 6조 원까지 펴악된다. 3대 연예기획사 가운데 선두인 SM엔터테인먼트는 시가총액이 73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다만 방 대표가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방탄소년단이 반짝 흥행하고 사라지는 아티스트를 뜻하는 ‘원 히트 원더’가 아님을 나아가 방탄소년단에 버금가는 아티스트를 또 생산해낼 수 있음을 아직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5인조 남성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2019년 3월 내놨지만 인지도는 방탄소년단에 크게 밀린다. 쏘스뮤직을 인수해 확보한 여성 아이돌그룹 ‘여자친구’도 중견급으로 꼽힌다.

방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방 대표는 회사 설명회에서 “2019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만의 성공공식을 찾는 데 몰입했다”며 “2016년 시무식에서 ‘성공을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