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 신종 코로나에 발목잡혀 '반도체 굴기' 차질 불가피

▲ 창장춘추(YMTC) 우한 공장 조감도. < YMTC >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발목잡힐 위기에 놓였다.

중국의 메모리반도체산업을 개척하고 있는 칭화유니그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을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계 선두를 달리는 한국 기업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현지에 공장을 두고 있는 칭화유니그룹 계열사 창장춘추(YMTC) 등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1월30일까지인 춘절연휴를 2월2일까지  연장했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공장 휴무기간을 2월9일까지 연장하고 있고 우한지역 역시 업무 재개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된다.

우한에는 중국 현지기업 중 최대 규모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인 YMTC 우한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XMC 공장도 있다.

1월28일 YMTC 대변인은 “우한 공장의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원자재 확보와 생산물량 선적도 원만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다르게 바라본다.

크리쉬 산카르 코웬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연휴가 길어지면 YMTC와 중국 내 다른 반도체공장 가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흐디 호세이니 서스퀘하나 연구원도 “YMTC의 낸드제품 생산과 출하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반도체 굴기’ 전략을 펴고 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차질을 빚을 수도 있게 됐다. YMTC 등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반도체산업 육성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YMTC는 2016년 말부터 우한에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40억 달러를 투자해 3D낸드 공장을 짓고 있다. 

YMTC는 2019년 64단 3D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128단 3D낸드 양산도 추진하고 있어 연말 우한 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낸드 점유율이 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2019년 칭화유니그룹은 향후 10년 동안 D램 분야에도 8천억 위안(135조 원)을 투자해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이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YMTC 낸드공장이 우한에 위치할 뿐 아니라 D램 연구개발(R&D)센터도 우한에, D램공장은 우한에 인접한 충칭에 설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기술격차가 2년 이상 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칭화유니그룹으로서는 더욱 뼈아픈 상황이 될 수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YMTC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중국 국가 반도체산업 투자펀드와 후베이성 반도체펀드가 들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칭화대가 1988년 처음 설립한 산학연계기업이다. 2013년 스프레드트럼, 2014년 RDA마이크로닉스 등 중국 반도체 설계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규모가 커진 칭화유니그룹은 반도체 생산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2016년 12인치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춘 XMC를 인수하면서 정부 투자를 받아 YMTC를 설립했다. YTMC는 XMC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활용해 1년여 만에 중국기업 최초로 3D낸드 설계와 제조에 성공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YMTC는 우한,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뿐 아니라 도쿄와 실리콘밸리 등에 연구개발 거점을 두고 마이크론, 도시바 등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 인력 2천 명을 포함해 4천 명의 직원이 소속됐다.

YMTC를 통해 낸드사업의 기반을 갖춘 칭화유니그룹은 D램 생산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2015년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하다 무산된 뒤 자체 제조역량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후 대만 D램의 아버지라 불리며 난야·이노테라 등을 이끌었던 찰스 카오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사카모토 유키오 전 일본 엘피다 CEO를 수석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