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연 큐리언트 대표가 기존 치료제보다 차별화된 효능과 낮은 약가의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남 대표는 아토피 치료제의 임상2b상을 끝내는대로 기술수출을 추진해 큐리언트의 안정적 수익원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남기연, 큐리언트의 아토피 치료제로 다국적제약사에 기술수출 도전

▲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큐리언트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토피 치료제 ‘Q301’의 임상2b상의 초기 결과(탑라인)를 올해 안에 발표한다.

큐리언트는 신약 개발의 중간 과정만을 전담하는 사업모델로 세워진 회사다. 2008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로부터 분사했으며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큐리언트는 임상을 통해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한 뒤 후기임상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을 이전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Q301은 미국 제약사 애보트가 개발한 경구용 천식 치료제 ‘자이플로’를 큐리언트에서 연고용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이다.

Q301은 기존 아토피 치료제와 달리 가려움증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자이플로의 성분인 질레우톤은 가려움증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류코트리엔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올해 3월 발표된 Q301의 임상2a상 결과에 따르면 8주 동안 하루 8회씩 Q301을 바른 환자 가운데 아토피 피부염이 거의 또는 완전히 제거된 환자의 비율은 26.9%로 위약 대조군보다 우수한 개선효과가 확인됐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Q301은 경쟁 치료제인 ‘유크리사’와 ‘듀피젠트’와 달리 가려움증을 촉진하는 효소인 리폭시게나아제를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처방 선택지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대표는 Q301이 차별화된 효능과 함께 낮은 생산단가 때문에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301의 경쟁 치료제인 듀피젠트는 연간 4400만 원의 약가를 형성하고 있고 유크리사는 연간 약 360만 원의 비용이 든다.

Q301은 국소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수준인 연간 41만 원 정도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사용돼 왔던 원료약(API)을 사용하여 만드는 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아토피시장은 2017년 63억6천만 달러(약 7조7천억 원)에서 연평균 성장률 11.1%로 증가해 2027년 182억8천만 달러(약 2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 대표는 Q301의 임상2a상을 마치면 임상3상을 추진하지 않고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남 대표는 Q301의 기술수출로 벌어들인 자금을 큐리언트가 개발하고 있는 여러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

큐리언트는 현재 아토피 치료제 이외에도 다제내성 결핵 치료제 Q203, 면역항암 치료제 Q701과 Q702 등을 개발하고 있다.

Q203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과 신속심사대상으로 지정을 받았다. 임상2b상을 마친 뒤 조건부 판매허가와 신약 심사기간을 줄여주는 우선심사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Q301의 임상2a상에서 기술수출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회사가 원하는 가치를 얻지 못해 미뤘다"며 “임상2a 때 기술수출을 논의했던 회사들도 현재 임상2b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고 새로운 회사들도 Q301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7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와 2020년 초에는 큐리언트가 업계와 시장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