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시민행동이 22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한빛 원전 3,4호기에서 발견된 구멍과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전남 영광 한빛 원전 3,4호기 격납건물에서 발견된 대규모 구멍과 관련해 시공사인 현대건설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에너지정의행동, 참여연대 등 3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은 22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총체적 부실시공 현대건설 책임자 처벌과 한빛3,4호기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세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한빛3,4호기를 부실시공한 현대건설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며 “당시 한빛3,4호기 건설 책임자를 처벌하고 현대건설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 등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시공사인 현대건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대건설이 한빛3,4호기를 시공한 만큼 부실공사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7월 한빛3,4호기 콘크리트 격납건물에서는 200개에 육박하는 구멍(공극)이 발견됐다.
콘크리트 격납건물은 원전 사고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원전 안전의 최후의 보루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견된 구멍 중 가장 큰 것은 가로 3m, 세로 1m에 깊이가 157cm에 이르렀다. 격납건물 두께가 167cm인 점을 고려하면 벽이 뚫리는 데까지 10cm의 콘크리트만 남아 있었던 셈이다.
탈핵시민행동은 “현대건설은 한빛3,4호기 건설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통한 수의계약 의혹도 받았다”며 “이렇게 지어진 원전의 안전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탈핵시민행동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987년 전두환 정권에서 한빛3,4호기 시공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는데 당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나왔다.
민주화 이후 진행된 1988년 국정감사에서 제5공화국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한빛3,4호기 수의계약 문제가 다뤄졌는데 당시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탈핵시민행동은 한빛3,4호기의 폐쇄도 촉구했다.
탈핵시민행동은 “여기저기 구멍을 메운 원전을 어찌 안전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근시안적 태도를 버리고 한빛3,4호기를 폐쇄해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