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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상외교 통한 비핵화 중재자 위상 세우기 쉽지 않아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9-06-28 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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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통한 비핵화 대화의 중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의 호응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8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지렛대 삼아 비핵화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서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66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문재인</a>, 정상외교 통한 비핵화 중재자 위상 세우기 쉽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일본 오사카 인텍스에서 열린 한국-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났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각각 회담했다. 

문 대통령은 29~30일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한다. 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도 높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남이나 통화로 직접 대화하거나 진전된 메시지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이 자리를 마련한 문 대통령의 중재자로서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직접 접촉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가 26일 기자들에게 “이번 순방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원론적 메시지를 내놓는 선에 그친다면 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중재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도 큰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김영수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찾는다면 북한에 평화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한반도 안보보다는 재선에 도움이 되는 쪽에 무게를 더욱 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설령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대화를 다시 시작하더라도 문 대통령의 참여 수준을 대폭 낮추는 ‘통미배남(通美排南)’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미국과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남한과 대화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담화와 매체 등을 통해 문 대통령과 남한의 소극적 자세를 연이어 비난하기도 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27일 담화에서 “북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라며 “남한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27일,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는 28일 ‘남한 당국’이 미국의 눈치만 본다고 연이어 공격하기도 했다. ‘남한당국’은 사실상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만 북한이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버티기’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협상수단으로서 문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 주석이 27일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이 지금 같은 태도를 계속 지킬 가능성을 고려해 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중재안을 더욱 구체적으로 마련해 미국과 먼저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은 현재 미국과 대화하면서 남한과 대화를 거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도 남북 정상회담에만 연연하지 않고 국내 합의를 기초로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포괄적·구체적 합의를 미국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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