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 'K7 프리미어'의 뒷모습.
‘K7 프리미어’의 외관이 12일 공개되자 여러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나온 반응들이다.
양쪽 테일램프(후미등)를 한 줄로 잇는 형식의 최근 유행을 따르긴 했지만 바느질 땀처럼 중간중간에 끊어지는 방식의 독특한 LED 램프가 특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는 자동차업계의 대세로 평가받는 ‘로우 앤 와이드(Low & Wide)’ 콘셉트가 적용된 디자인이다. 로우 앤 와이드는 차체는 더 낮아보이게, 차폭은 더 넓어 보이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전변경(풀체인지)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불문하고 모든 자동차에 ‘로우 앤 와이드’를 디자인 콘셉트로 삼은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로우 앤 와이드는 단어 그대로 차량을 ‘더 낮게, 더 넓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스타일을 말한다.
더 낮아보이는 디자인은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로 안정감을 주고 더 넓어 보이는 디자인은 차량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됐다는 느낌을 준다.
자동차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에 기반해 차량이 설계되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차량의 전장(차량 길이)이나 전폭(차량 너비) 등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헤드램프와 그릴 등을 조금만 변경해 부분변경모델이라고 내놓는다면 상품성을 강화했다는 완성차기업의 설명이 무색해질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자동차업계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로우 앤 와이드’ 디자인이다. 플랫폼 변경 없이도 디자인만으로 차량을 기존 모델과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차량에 이런 디자인이 대거 반영되고 있다.
8세대 쏘나타(DN8)이 대표적이다.
새 쏘나타는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이 처음으로 적용된 차량이다. 저중심 설계를 통해 차량의 실제 전고(차량 높이)가 낮아진데 더해 넓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까지 적용됐다.
리어램프가 이런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 요소다. 현대차는 새 쏘나타의 리어램프를 한줄로 잇는 ‘바(bar) 형태’로 디자인했는데 이에 따라 기존 7세대 쏘나타보다 폭이 더욱 넓어졌다는 느낌이 강조됐다. 7세대 쏘나타와 8세대 쏘나타의 전폭은 1860mm로 동일하다.
이 밖에도 옆면부에 '가로선'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차량이 낮게 깔려서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제네시스 'G90' 뒷모습.
제네시스는 플래그십(기함) 세단 EQ900을 부분변경하면서 차 이름을 G90으로 바꾸고 신차를 출시하는 것만큼 외관을 싹 바꿨는데 더욱 커진 그릴과 한 줄로 이어진 리어램프가 가장 주목받았다.
G90의 방향지시등 또한 차량 옆면부에 일자로 탑재돼 폭이 넓어진 느낌을 줬다.
24일 공식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기아차 K7 프리미어도 비슷하다.
일자로 이어진 형태의 리어램프는 차량의 너비를 강조하며 동일한 선에 배열한 헤드램프와 그릴의 위치는 차량의 높이를 낮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줘 안정감을 돋보이게 한다.
‘로우 앤 와이드’ 디자인이 외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팰리세이드에는 내장 디자인에 이런 디자인 콘셉트가 반영됐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라는 차량 제원에 걸맞게 외관에 버티칼 헤드램프(수직적으로 배치된 전조등)가 적용됐지만 내부를 보면 수평선이 차량 곳곳에 적용돼 내부공간이 넉넉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쌍용차도 최근 출시한 신형 코란도에 로우 앤 와이드 콘셉트를 활용했다.
코란도의 제원을 보면 동급 차량인 현대차 투싼과 비교해 전폭은 20mm 넓고 전고는 25mm 낮은데 디자인을 통해 이를 더욱 강조했다.
새 코란도의 외관은 디자인 전략 그대로 차체가 전반적으로 낮고 넓어보이게 디자인돼 SUV의 특성인 묵직함을 잘 표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 올해의 차’로 선정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도 로우 앤 와이드 디자인이 적용된 대표적 차량이다.
헤드램프의 상단부와 동일한 위치부터 시작해 아래쪽으로 넓게 확장된 그릴은 ‘로우’ 디자인의 핵심 요소이며 '와이드'한 형태의 뒤쪽범퍼는 차량 자체의 넓은 공간감을 강조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