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법률원이 현대중공업의 임시 주주총회 변경 개최를 놓고 절차적 위법이라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법률원은 31일 “주주총회는 모든 주주에게 참석과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가 보장되어야만 유효한 개최로 인정할 수 있다”며 “특히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주주들에게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어도 시간과 장소는 충분히 사전에 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현대중공업 주총 변경은 위법으로 원천무효"

▲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날인 31일 오전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측이 주주총회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한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법상 적어도 2주 전에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과 관련한 통보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대중공업이 31일 오전에 임시 주주총회 장소를 변경해 연 것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률원은 “현대중공업은 애초 공지한 주총 개최시간을 이미 경과한 이후에야 기존 통지한 주총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개최시각을 최초 통지와 달리 오전 11시10분으로 변경해 진행하기로 발표했다”며 “애초 주총장인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소로의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만을 미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모아 의결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계획대로 10시부터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열려고 했지만 노조의 점거 때문에 진입에 실패했다.

현대중공업은 10시35분 공시를 통해 “노조의 주주총회장 무단 점거에 따라 회사의 물적분할 승인 등을 위한 주주총회 장소와 시간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후 11시10분부터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마음회관에서 울산대학교로 이동하려면 평소에 차를 이용해도 40분~1시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소액주주들의 이동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기습적으로 장소와 시간을 바꿔 주총을 진행한 것은 무효라고 금속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법률원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의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총 안건인 회사분할이 통과되면 고용관계나 노조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의견 표명을 하기는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며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총은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고 위법한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