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를 놓고 우려의 수준을 높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KDI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KDI, 국내 경기진단 문패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꿔달아

▲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동안 국내 경기가 ‘둔화’된 상태라고 판단했지만 이날 ‘부진’이라는 단어를 총평에서 처음 사용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제지표 대부분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올해 1~2월 평균 1.1%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4.3%와 지난해 4분기 평균 3.0%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생산에서도 광공업 생산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설비투자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2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부진해 지난해 2월보다 26.9% 감소했다. 건설수주도 2018년 2월과 비교해 26.6%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고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해주는 경기 동향 지표의 악화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2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 상황 지표)는 1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해 11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2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향후 경기 예측 지표)도 0.3%포인트 떨어져 9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한국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둔화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다만 이는 전망이 아닌 현재 경기상황을 평가한 것으로 ‘급락’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