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LPG차량의 일반인 구매 허가로 중형세단 판매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LPG차량의 일반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국토교통부에 판매 허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 LPG차 규제완화로 새 쏘나타 판매에 날개 달까

▲ 기아자동차 '2020년형 K5'.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렌터카기업이나 장애인에게만 팔고 있는 LPG차량을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신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판매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이르면 4월 중순경에는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회는 13일 열린 본회의에서 LPG차량의 일반인 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처리했다.

LPG차량을 제한적으로 판매하던 자동차기업으로서는 시장이 개방되면서 판매에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LPG차량 판매량이 많았던 기업에게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판매량이 적어 제한적으로만 라인을 가동했던 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확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LPG차량의 규제 완화에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LPG차량은 모두 11만8400대다. 국내 전체 판매량의 6.5%를 차지했다.

LPG차량 판매대수 순위를 보면 현대차의 쏘나타와 그랜저가 각각 3만7432대, 1만9783대로 1, 2위에 올랐다.

기아차의 K5와 K7 LPG모델 판매량은 각각 1만7804대와 7755대로 현대차를 이은 3, 4위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LPG차량 판매대수는 모두 8만2774대로 한 해 동안 팔린 LPG차량의 70%에 이른다.

시장이 커진다면 국내 LPG차량시장 점유율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수혜를 독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로서는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해 내놓은 신형 쏘나타의 출시시기와 LPG차량 판매 허용시기가 겹치는 점도 호재다.

현대차는 21일 8세대 쏘나타 판매를 시작하는데 총 4개 모델 가운데 1개는 LPG차량으로 출시한다. 신차효과와 더불어 LPG차량 구매수요 증가 효과가 겹친다면 그동안 부진했던 중형세단 판매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PG차량의 유지비는 가솔린과 디젤모델보다 저렴하다”며 “규제가 풀리면서 LPG차량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규제 완화가 바로 현대기아차의 수혜로 이어진다고 바라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LPG차량은 특성에 따라 가솔린, 디젤 모델과 비교해 출력, 성능 등 여러 가지 점에서 경쟁력이 낮다.

LPG차량의 구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도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3월 기준으로 전국 LPG충전소는 1948개다. 서울만 놓고봤을 때 충전소 개수는 77개로 주유소 501개와 비교해 숫자가 현저히 적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