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 이갑 대홍기획 대표이사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 선임하면서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전열을 다듬었다. 
 
송용덕과 이갑, 신동빈 신임 업고 호텔롯데 상장 고삐 죈다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장 부회장.


21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송 부회장이 이 대표와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면세점사업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회장은 19일부터 21일까지 이뤄진 롯데그룹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았다. 

송 부회장은 2015년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뜻을 받아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송 부회장은 2016년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때도 신 회장과 함께 참석해 직접 사업 설명을 도맡고 손님을 맞기도 했다. 

송 부회장은 올해 초까지 공식석상에서 질문을 받으면 호텔롯데 상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송 부회장이 신 회장의 재신임을 받은 만큼 내년에 호텔롯데 상장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송 부회장은 이 대표가 이끄는 호텔롯데의 면세점사업을 통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우선적으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2월 초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상단에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롯데지주체제가 안착하려면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줄인 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를 거느리는 구조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롯데면세점에서 사드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특허 수수료도 증가하면서 지난해 영업손실을 냈다. 

호텔롯데 전체 매출에서 롯데면세점은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롯데면세점이 흔들리면 호텔롯데의 상장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은 이용하지 말라는 중국 정부의 규제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는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용덕과 이갑, 신동빈 신임 업고 호텔롯데 상장 고삐 죈다

▲ 이갑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이 대표가 앞으로 롯데면세점 실적 회복을 이끌어 호텔롯데 상장까지 도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셈이다.

이 대표가 롯데면세점 대표로 중용된 데는 마케팅 전문가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1962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롯데백화점 상품, 마케팅, 영업부문에 입사해 마케팅, 기획 전문가로 경험을 쌓았다.

이후 롯데백화점 여성패션부문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대홍기획 대표이사로 일했다.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2013년까지만 해도 52.3%에 이르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0.6%로 주저앉았다. 경쟁 면세점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은 전통적 유통업과 달리 상품재고를 직접 매입해서 상품을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을 기획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소비 흐름을 파악해 상품을 기획하지 못하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