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에 어두운 먹구름이 덮혔다. 

권 사장은 2017년 7월1일부터 한화투자증권 사장을 맡아 2019년 3월에 임기를 마친다.
 
[오늘Who] 권희백, 기업어음 분쟁으로 한화투자증권 대표 연임 흔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권 사장의 연임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1650억 규모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이 11월9일에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한화투자증권에 법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이번 사건에 관련된 국내 금융사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법적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현대차증권(옛 현대차투자증권)이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발행을 담당했던 한화투자증권 직원을 고소해 10월에는 한화투자증권 본사가 검찰에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원은 19일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의 증권을 국내시장에서 처음 발행하면서 기업에 대한 현지실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투자행위로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특별검사가 필요하다”며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수준 이하의 투자 판단으로 상품을 발행한 것은 국내 자본시장을 기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권 사장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문제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가운데 유일하게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 등은 모두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문제의 책임을 모두 한화투자증권으로 돌렸다.

물론 권 사장은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문제 외에 경영 성적 측면에서는 성과를 냈다.

부동산과 구조화금융 등 투자금융(IB) 부문에 집중해 한화투자증권의 흑자 전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2016년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1608억 원을 냈으나 2017년에는 순이익 541억 원을 거뒀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파격적 경영행보 및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여파로 2015년과 2016년에 모두 순손실을 냈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문제와 관련해 한화투자증권은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권 사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은 한화투자증권이 5월에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특수목적법인(SPC) ‘금정 제12차’를 설립해 발행한 것이다. 이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이 발행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CERCG캐피탈이 채무이행 만기인 11월 8일까지 상환을 하지 못하면서 해당 채권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고 자산유동화 기업어음도 11월 9일 자정 기준으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은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KB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국내 증권사 11곳이 사들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