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고액의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14일 지방세 고액, 상습 체납자 940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5340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세 1억 이상 체납자 809명, 김우중 전두환 조동만 포함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명단공개 대상자는 올해 1월1일 기준으로 지방세를 체납한 사람이다. 공개항목은 이름(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세목 등이다.

1인당 평균 체납한 금액은 57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천만 원이 올랐다.

1억 원 이상을 체납한 사람은 모두 809명이고 10억 원 이상을 체납한 사람은 25명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35억2천만 원을 내지 않아 올해 처음으로 고액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7조9천억 원에 이르는 추징금보다 세금을 먼저 납부하기 위해 국세청과 소송을 벌이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패소했기 때문이다. 세금 관련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은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3년 연속으로 명단에 올랐다. 전 전 대통령은 2014년부터 2015년 아들 전재국씨와 전재만씨의 재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방소득세 8억8천만 원을 체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개인으로 가장 많은 금액인 105억 원을 체납해 불명예스러운 1위를 달성했다. 오 전 대표는 배임, 횡령을 저질러 현재 교도소에 있다.

2위는 86억6천만 원을 내지 않은 오정현 전 SSCP 대표, 3위는 83억9천만 원을 내지 않은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다.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지 않은 곳은 552억 원을 체납한 드림허브프로젝트다. 그 다음으로 192억 원을 체납한 효성도시개발, 167억4천만 원을 체납한 지에스건설(GS건설과 관련 없음), 144억2천만 원을 체납한 삼화디엔씨가 각각 순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과징금, 이행 강제금 등 지방세외수입금을 내지 않은 고액체납자의 명단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방세외수입금 고액체납자 중 개인 1위는 9억7천만 원을 내지 않은 김원운씨, 법인 1위는 학교용지 부담금 2억4천만 원을 내지 않은 ‘모은’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외수입금이 조세가 아니라는 이유로 납부를 강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6년 ‘지방세외수입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며 명단과 체납액을 공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고액 체납자 명단을 공개해도 효과가 적다는 의견도 있다.

안창남 강남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YTN과 인터뷰에서 “고액, 상습 체납자들에게는 명단을 공개하는 방법이 큰 효과가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과 같이 체납자를 형법으로 다스리는 등 체납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