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라정찬, 네이처셀 주가조작 혐의로 또 벼랑 끝에 몰리다](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806/20180612162525_126792.jpg)
▲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겸 바이오스타줄기세포기술연구원장이 12일 오후 트위터에 글과 사진을 올리며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한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는 검찰의 네이처셀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뒤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심경을 표현했다.
라 대표는 5년 만에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혐의도 주가조작으로 당시와 동일하다.
네이처셀은 이날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라 대표 명의의 입장자료를 내고 “네이처셀 주식 관련한 시세조종을 시도한 적이 전혀 없다”며 “저와 회사는 어떠한 주식 관련 나쁜 짓을 하지 않았음을 하늘을 두고 맹세한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성인)은 7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네이처셀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12일 정오 경 네이처셀 주가는 하한가로 곤두박질했다. 네이처셀 주가는 30%(8400원) 떨어진 1만9600원에 장을 마쳤다.
검찰은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 네이처셀 주가의 급등락과 관련해 이상거래 정황 등을 발견하고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고 전해진다.
네이처셀 주가는 지난해 11월 6~7천 원 대에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허가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임상2상이 끝난 의약품이더라도 필요성이 인정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단 판매허가를 내주고 이후 임상3상을 진행하는 제도다.
네이처셀 주가는 올해 3월16일 사상 최고가인 6만2200원을 찍기도 했다. 반년도 안 되었는데 주가가 1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월16일 네이처셀에 조인트스템의 조건부품목허가 신청을 ‘불허’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네이처셀의 조인트스템이 임상 대상환자 수가 13명에 불과하고 약효입증의 근거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전원 의견으로 네이처셀 의견 진술을 청취하지 않기로 했고 네이처셀에서 이의를 제기한다면 재논의가 필요한지를 놓고도 ‘해당없음’으로 의견을 모았다.
네이처셀 주가는 3월19일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떨어졌고 투자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라정찬 대표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진실게임’을 벌였다.
라 대표는 “중앙약심위의 의견은 규제 완화의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일본에서 줄기세포 재생의료사업에 집중해 세계 일등으로 우뚝 서고 미국에서 성공적 임상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조인트 스템을 세계적 블록버스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네이처셀은 일본 트리니티 클리닉에서 네이처셀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가 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3월20일 밝혔다.
네이처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줄기세포 연구개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항의가 몰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날인 3월21일 바로 평가절하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네이처셀이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치매 치료 기술이 상용화됐다고 밝힌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의약품 허가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큰 의미를 둘 만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자 라 대표는 바로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발표문을 통해 “연구 목적이 아니고 치료 목적 승인으로 정상 비용을 청구하는 세계 최초 상용화가 맞다”고 다시 반박했다.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증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안정성이 보장되고 어느 정도 균일성이 입증되는 치료 결과가 나와야 줄기세포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도 텍사스주를 제외하고는 한국과 비슷하다.
반면 일본은 ‘의약품’과 별개로 ‘재생의료추진법’을 통해 안전성만 검증된다면 약효가 일정하지 않더라도 허가 과정을 거쳐 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과 다른 국내법 때문에 라 대표는 정부와 오랜 기간 갈등을 겪어왔다.
라 대표는 2001년 줄기세포기업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했고 알앤엘바이오는 2005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국내법이 줄기세포 시술을 허용하지 않자 일본에 환자를 보내 줄기세포 치료 시술을 했다. 이런 사실이 일본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라 대표는 이후 정부와 관계가 무척 불편해졌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했고 라 대표는 2013년 약사법 위반과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주가조작, 배임, 횡령 등 10여개 혐의도 추가됐다. 알앤엘바이오도 2013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됐다.
라 대표는 이후 법원에서 대부분의 혐의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횡령 혐의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그 돈을 회사를 위해 대부분 썼다는 점이 감안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라 대표는 명예회복을 선언하며 2016년 1월 네이처셀 대표로 복귀했다. 네이처셀은 음료수 쌕색 등을 만들던 삼미식품이 전신인 회사로 당시 네이처셀은 식품회사에서 바이오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라 대표가 필요했다.
그러나 라 대표가 복귀한 이후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가 인터넷게시판을 통해 네이처셀이 주가조작과 언론플레이만을 일삼는다는 내용을 꾸준히 올리자 네이처셀은 올해 4월 그를 고소하기도 했다.
바이오업계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 대표가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정직과 투명성을 입증해 '진짜'의 빛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란 점에서 벼랑 끝에서 다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