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니모리와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사진) 일가 소유의 오너기업 태성산업 사이의 내부거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 행태라고 지적한다. <토니모리>
토니모리는 최근 몇 년 사이 화장품 용기제조기업인 태성산업과 내부거래 규모를 키워왔는데 태성산업은 이를 기반으로 오너일가를 향한 배당을 재개하면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니모리와 태성산업의 내부거래 규모는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태성산업은 토니모리에 화장품 용기 등 부자재를 공급한다. 전체 매출 가운데 토니모리를 대상으로 한 매출 비중은 30% 안팎에 해당한다.
토니모리의 자회사로 범위를 넓히면 매출 비중이 더 커진다. 태성산업은 관계 기업으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메가코스', 뷰티 브랜드 '라비오뜨' 등을 두고 있다.
토니모리가 태성산업으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2021년 84억 원, 2022년 102억 원, 2023년 111억 원, 2024년 148억 원, 2025년 176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최근 토니모리 호실적에 힘입어 이 회사에 납품하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태성산업의 이익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보인다.
태성산업은 2021년 순손실 41억 원, 2022년 순손실 52억 원을 보며 고전하다가 2023년 순이익 4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에도 순이익 6억 원을 거뒀다.
토니모리는 '1세대 뷰티' 기업으로 최근 전성기 수준의 실적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결기준 매출이 2016년 2364억 원에서 2021년 895억 원까지 급감한 바 있다.
이후 5년 동안 점진적 회복세를 이어가다가 2025년 매출 2202억 원을 거두며 다시 2천억 원 대를 회복했다.
▲ 배 회장은 '태성산업'을 통해 거래 마진을 낮추고 비용 절감 효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에서는 부당한 내부거래라는 비판이 나온다. <토니모리>
다만 시장에서는 토니모리와 태성산업의 거래 구조를 두고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일 수 있다는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제조나 부자재 납품을 맡는 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비용 효율화를 도모한다. 내재화를 통해 외주·납품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마진을 낮추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니모리 역시 화장품 제조를 담당하는 ODM 자회사 '메가코스'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태성산업의 경우 배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별도 법인이라는 점이다. 메가코스와 같은 자회사는 이익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돼 전체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지만 태성산업의 이익은 오너일가에 직접 귀속되는 구조다.
실제로 태성산업의 지분은 배 회장이 30%, 부인 정숙인씨가 50%, 자녀 배성우·배진형씨가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물론 내부거래가 있다고 해서 모두 부당한 구조라고 보긴 어렵다. 사업자가 부당하게 계열회사 등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이 되도록 자금이나 자산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만 부당 내부거래 행위로 규정된다.
하지만 토니모리가 용기 납품 업체로 태성산업을 낙점한 배경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외부 업체와 경쟁 입찰을 통해 유리한 조건이 뒷받침되었는지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태성산업이 비상장사인 데다 거래 조건이 공시 의무 대상은 아니다.
태성산업의 배당 기록을 살펴보면 내부거래가 오너일가의 수혜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 나온다.
태성산업은 비정기적으로 배당을 시행해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018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배당을 집행했는데 이후 3년 동안 멈췄다가 2024년에 재개됐다.
회사는 2024년 중간배당으로 20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기록됐다. 지분 구조에 따라 정숙인씨가 10억 원, 배 회장이 6억 원, 배성우·배진형씨가 각 2억 원씩 받게 됐다.
배당 과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태성산업이 2023년 순손실에서 벗어난지 1년 만에 배당이 재개됐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회사가 2023년 4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직후 순이익을 훌쩍 넘는 20억 원의 현금을 배당으로 일가에 귀속시킨 셈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토니모리는 협력사 선정을 위해 주기적으로 여러 업체를 비교 및 검토한다"며 "태성산업은 리드타임과 단가, 긴급발주 대응력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이 가장 높은 업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