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디스커버리가 핵심 계열사 SK가스의 선전을 바탕으로 3년 만에 배당을 늘렸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는 적극적 주주환원으로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리밸런싱(사업 재조정) 이후 새 동력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SK디스커버리 빠듯한 곳간에도 주주환원 강화, 최창원 '본진' 리밸런싱 시험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


5일 SK디스커버리에 따르면 2025년도 결산배당은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으로 결정됐다. 2024년도보다 모두 주당 300원씩 늘어난 것으로 총액도 전년 228억 원에서 275억 원으로 증가했다.

SK디스커버리 결산배당이 늘어난 것은 2023년도 결산배당 이후 3년 만이다. SK디스커버리는 이전까지 2024년 초에 우선주만 1주당 50원 상향한 뒤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250원 수준을 유지했다.

핵심 계열사 SK가스가 지난해 순이익을 크게 늘린 점이 3년 만에 결산배당을 높인 데 영향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SK디스커버리는 사업을 펼치지 않는 순수 지주사로 별도 기준 수익 대부분은 SK가스 배당금에서 나온다.

2025년 SK가스의 연결 순이익은 2369억 원으로 2024년보다 33.3% 늘었다. 결산배당은 보통주 1주당 7천 원으로 2년 동안 이어진 1주당 6천 원보다 높게 결정됐다.

SK가스가 이전까지 해마다 결산배당액을 대부분 높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SK디스커버리의 ‘믿을 구석’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주환원에 앞장선 것으로도 평가된다.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대표가 지분율 약 41%(보통주)을 지닌 곳으로 ‘SK’ 이름을 쓰지만 최태원 회장의 지주사인 ㈜SK 계열과 별도로 운영된다.

다만 SK디스커버리의 재무 부담이 그동안의 주주환원으로 무거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SK디스커버리에 유입된 돈이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주주환원에 주로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별도 기준 SK디스커버리의 차입금 의존도는 40.1%로 2023년말(35.2%) 대비 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총차입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차입금 의존도는 30%가 적정선으로 여겨진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디스커버리를 둔 보고서에서 “2023년 이후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배당금 증가 및 자사주 매입으로 현금유출이 이어지며 차입금이 늘고 있다”며 “중단기적으로 현재 수준 배당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사주 매입 여부 및 규모는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창원 대표가 주주환원을 이어가면서도 재무 부담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받아들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계열사 지분 매각 등 리밸런싱이 윤곽을 드러내 새 동력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SK디스커버리 빠듯한 곳간에도 주주환원 강화, 최창원 '본진' 리밸런싱 시험대

▲ 최 부회장은 SK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이끌고 있다. 올해 초 토요 사장단 회의에서도 리밸런싱 지속과 생산성 혁신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최 대표가 지난해 울산포럼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


SK그룹 리밸런싱은 2024년 시작된 이래 ㈜SK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스퀘어 등에 집중됐다. 다만 2025년 하반기부터는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 지분, SK가스의 울산GPS와 SK케미칼의 SK엠유(SK멀티유틸리티) 소수 지분 등 매각이 추진되며 SK디스커버리 계열로도 번졌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해 10월 한앤컴퍼니에 부동산개발업체 SK디앤디의 742억 원 규모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K디앤디 지분은 현재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SK가스가 지분 99.48%를 지닌 울산GPS는 세계 최초 LNG/LPG 혼소발전소로 SK엠유와 함께 소수 지분이 매각대상에 올라 있다. 지난 1월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한투PE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대금은 1조 원 중반 정도가 거론된다.

SK그룹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SK디스커버리의 사업영역이 다시 재구성될 가능성도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월 SK이터닉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펀드 KKR을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이 KKR과 신재생에너지 합작법인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룹 내 SK이터닉스와 SK이노베이션 E&S, SK에코플랜트 등으로 나뉘어 있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한 곳에 모은다는 것이다.

최창원 대표는 결국 올해 새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3개년 주주환원정책의 무게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리밸런싱 진행 과정인 만큼 당장의 새 수익원을 당장 확보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서다. SK가스 이외 주요 계열사 SK케미칼이 화학업황 둔화에 아직 회복 국면에 있다는 점도 SK디스커버리의 현금 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수준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이어가지 못한다면 그에 걸맞은 SK디스커버리의 미래상을 주주들에게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SK디스커버리는 현재 다음 3개년 주주환원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배당 결산배당 상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주주환원 강화 차원에서 결산배당을 늘렸고 다음 3개년 주주환원책은 준비하고 있다”며 “SK이터닉스 매각과 유동화 등에 대해서는 공시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외에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