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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경제다] LG전자 어려울수록 안방부터, 조주완 프리미엄 전략으로 '질적 성장' 방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403/20240329171627_162167.jpg)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내수 시장부터 챙기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내수 소비 침체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능과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산 가전 제품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어, 국산 가전의 차별화 전략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프리미엄 가전을 통한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17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는 장기간 지속되는 내수 침체 속에서도 국내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2024년 국내에서 35조6758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40.6% 수준이다.
해외 매출은 최근 몇 년 동안 변동성이 컸던 것과 달리, 국내 매출은 2021년 27조5046억 원에서 2022년 33조2873억 원, 2023년 34조2720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제품이 국내 소비자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다, 구독과 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전 구독 매출은 2024년 1조6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국내 시장의 중요성은 최근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의 ‘관세 리스크’까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집토끼’를 지켜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iM증권 리서치본본부 관계자는 “품목별 관세가 얼마나, 어떠한 방식으로 부과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시시각각 바뀌는 정책은 세트 업체의 재고 전략 수립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LG전자는 미국 내 가전, TV 보유재고를 통상적인 7~8주보다 소폭 더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회사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최신 제품 선호도가 높고,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가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올해 3월 기존 프리미엄 올레드(OLED) TV뿐 아니라, 초대형·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수요를 반영한 100인치 QNED
(Quantum Nano Emitting Diode) TV 라인업을 새롭게 선보였다. 출하가격은 890만 원이다.
1500달러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QNED TV를 OLED와 병행하는 ‘듀얼 트랙’ 전략으로 중국 제품과 차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제는 경제다] LG전자 어려울수록 안방부터, 조주완 프리미엄 전략으로 '질적 성장' 방점](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403/20240313105348_92665.jpg)
▲ 2024년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 LG전자 >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버튼 하나로 세탁 뒤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칠 수 있는 제품으로, 일반·세탁기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최근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은 2023년 5억3천만 달러(약 7700억 원)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15.4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프리미엄 전략은 조 사장이 강조해온 ‘질적 성장’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높은 가격의 가전 제품이 부담됐던 소비자도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접근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업간거래(B2B), 구독, 콘텐츠 등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는데, 프리미엄 가전을 구매하는 고객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구독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국내에서 최우선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뒤, 이를 반영해 세계로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3월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2%로, 3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해 13%포인트 늘어났고, 영업이익 비중은 71%에 이른다”며 “2030년까지 질적 성장 영역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