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 핵심부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4%에 그쳤지만, 이 사장은 내년 이 비중을 최대 2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부품은 모듈을 제외한 전동화 부품, 조향·제동 부품 등을 말한다.
현재 회사는 현대차그룹 매출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차량 판매 변화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한마디로 자동차 부품 회사로서 미래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9일 현대모비스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회사 부품사업 핵심 임원들이 중국 선전에 있는 비야디(BYD) 본사를 방문해 부품 공급 확대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현재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BYD에 전동 스티어링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티어링 부품 외에) 다른 제품군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파트너십을 넓히기 위해 (BYD 본사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 외에도 폴크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도 핵심부품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해외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92억1600만 달러(약 12조8480억 원)를 수주했다. 이는 2022년 46억5200만 달러(약 6조4853억 원)에 비해 배 증가한 수치다. 2020년 17억5800만 달러(약 2조4508억 원)와 비교하면 4.2배 증가한 것이다.
회사의 전년 대비 해외 수주 증가율은 2021년 39%, 2022년 85%, 2023년 98%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은 93억4천만 달러(약 13조246억 원)다. 또 내년 목표액은 최대 20조 원이다.
이규석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재 약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대차·기아 매출 비중은 각각 43.0%, 35.3%로, 전체 매출의 78.3%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엔 75.9%로 비중이 소폭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는 현대차·기아 생산량에 따른 실적 변동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현대차·기아 생산량이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감소하자 회사 매출도 둔화했다.
이에 비해 토요타그룹의 부품 자회사 덴소는 2024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토요타그룹 매출 비중이 52%에 불과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기조로 갈수록 현대모비스가 납품하는 부품의 30%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