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제동에 걸렸다. 카카오는 ‘비욘드 코리아’를 선언하며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지만, 해외 콘텐츠 사업이 부진하면서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카카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해외에서 1조27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전체 매출(5조9146억 원)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21.6%로 집계됐다.
 
카카오 해외 콘텐츠 사업 '주춤주춤', 갈 길 멀어진 '비욘드 코리아'

▲ 올해 누적 3분기 기준으로 카카오의 해외 매출 비중은 21.6%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위주 성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확대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해외 확장을 역점 과제로 제시하며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10.3%에서 2022년 20.6%로 성장하며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북미 현지 웹툰 플랫폼 타파스,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뒤로 북미지역 매출 상승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2023년 19.5%로 역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20%대 초반에 그치며 정체 현상이 뚜렷해졌다.

그간 카카오의 해외 성장은 주로 콘텐츠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최근 콘텐츠 사업 부진이 해외 확장뿐 아니라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97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줄었다. 

해외 콘텐츠 사업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당초 2025년 해외 매출비중 30% 목표 달성은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 해외 콘텐츠 사업 '주춤주춤', 갈 길 멀어진 '비욘드 코리아'

▲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기도 판교 본사 전경.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해외 확장세를 이어가던 카카오의 웹툰 사업은 올해 들어 녹록치 않은 상황을 맞이했다. 콘텐츠 시장의 둔화와 카카오의 핵심사업 위주 사업전략 재편과 맞물리면서 연달아 해외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카카오웹툰은 지난 5월 프랑스 유럽법인 철수를 결정한 뒤 9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인도네시아와 대만 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지식재산권(IP)의 원천기지인 국내와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시장인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IP 비즈니스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시장인 북미와 일본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관하기만은 힘든 상황이다.

카카오 픽코마는 3분기 사상 최고 거래액을 새로 썼다. 다만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일본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가던 픽코마는 올해 들어 네이버와 1위 자리를 놓고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일본 플랫폼 ‘라인망가’가 지난 5월 매출 1위 자리를 처음으로 차지한 뒤 엎치락뒤치락하며 픽코마와 점유율 1위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신작을 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라이브 게임의 매출 감소와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해 실적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단위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적극적 방식으로 해외 성장을 도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