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서 사진 찍은 랜드마크, 알고 보니 한국 건설사 작품이었네

▲ 해외 유명 관광지 곳곳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지은 건물들을 찾을 수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시장에 진출한 지 어느덧 60년을 맞았다.

오랜 기간 세계를 무대로 우리 건설사들이 활동해 온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우리 건설사들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들 가운데에도 대한민국 건설사들의 손길이 미친 건물이 적지 않다.

15일 건설업계 안팎에 따르면 한국 건설사들이 해외 여러 곳에 지은 건물이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 건물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다.

삼성물산이 부르즈 할리파를 지으면서 초고층 건물 시공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위치한 부르즈 할리파는 163층으로 높이가 828m에 이른다. 

이슬람 건축 양식을 접목해 사막의 꽃을 건물 모양으로 형상화했고 나선으로 하늘로 길게 뻗어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앞에는 인공호수를 설치해 물이 반사되는 감각과 더욱 화려한 광경으로 부르즈 할리파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해외여행 가서 사진 찍은 랜드마크, 알고 보니 한국 건설사 작품이었네

▲ 낮(왼쪽)과 밤(오른쪽)의 부르즈 할리파. <두바이=비즈니스포스트>

부르즈 할리파는 낮과 밤에 모두 높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밤에는 건물에 레이저를 비춰 쇼를 진행한다.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부르즈 할리파를 찾아 기념사진을 남긴다.

2004년 9월에 착공한 부르즈 할리파는 5년 후인 2009년 10월에 완공됐다.

부르즈 할리파 건물의 원래 이름은 부르즈 두바이였다.

준공 당시 두바이가 대량의 채무가 발생해 상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가 도와주면서 UAE 대통령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의 ‘할리파’가 이름에 포함됐다.

부르즈 할리파는 초기에는 여러 시공사가 함께 건설했다.

그러나 높이가 500m까지 올라가면서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삼성물산이 3일에 한 층씩 건설하는 시공방식을 선택해 공사비와 공사기간 단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부르즈 할리파를 짓기 이전까지 세계 최고층 건물 자리를 차지했던 타이페이 101타워 시공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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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베이101. <대만 관광국 홈페이지>

타이페이 101타워는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 위치한 세계금융센터로 지상 101층, 509m 높이를 자랑한다. 1999년 7월에 착공돼 2003년 11월에 완공됐다.

외관은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겹이 포개진 모양으로 불교에서 복의 숫자인 8에 착안해 건물 마디가 총 8개로 구성됐다. 

타이페이101 건물의 우수성은 특히 대만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진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초고층 구조를 유지한다는 데에 있다. 

안정성의 비결은 관광 명물이기도 한 건물 중앙에 놓인 ‘추’에 있다.

지름 5.5m, 무게 660톤인 추는 지진이 발생해 건물이 움직일 때 그 반대편으로 움직이면서 건물의 균형을 잡아준다.
 
해외여행 가서 사진 찍은 랜드마크, 알고 보니 한국 건설사 작품이었네

▲ 마카오 타워. <마카오 정부 관광청 유튜브 갈무리>

타이베이101과 함께 동북아 지역에 위치한 홍콩 마카오 타워는 현대건설이 지었다.

마카오 타워는 포르투갈령이던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일을 기념해 지은 건물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마카오 타워는 높이 338m이며 상층에서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스포츠인 번지점프와 스카이워크로 유명하다. 

마카오 타워 번지점프는 세계에서 가장 높기로 유명하며 높이 233m 지점에서 출발한다. 스카이워크 프로그램은 같은 높이에서 걸어다니며 경관을 전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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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 국립 박물관. <현대건설 홈페이지>

현대건설은 세계 랜드마크 가운데 비교적 최근 지어진 건물인 카타르 국립 박물관을 2019년 완공했다.

카타르 수도 도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뒤틀린 원형으로 사막의 장미(Desert Rose)를 형상화해 지역 특색을 독특하게 구현했다.

사막의 장미는 모래와 미네랄이 섞여 굳어진 결정체가 장미 모양으로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현대건설은 카타르 국립 박물관을 디자인한 건축가 장 누벨의 의도를 그대로 시공으로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섬유 보강 콘크리트 소재의 패널을 사용해 건물을 지었다. 

섬유 보강 콘크리트는 곡선의 건물 구조를 형상화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건물외벽을 두껍게 해 일교차가 심한 중동 기후에 적합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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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비즈니스포스트>

쌍용건설은 2010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건설했다. 현대판 피사의 사탑이자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며 싱가포르를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건물이기도 하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최대 52도로 기울어진 건물 경사와 세 개의 건물 위를 연결해 튀어나온 형태로 조성됐다.

쌍용건설은 포스트텐션을 벽체 안에 심는 방법으로 피사의 사탑 기울기의 10배인 52도의 경사를 해결하면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포스트텐션(Post-tension)이란 콘크리트 타설 전 관을 설치하고 그 안에 강연선을 넣어 한 방향으로 잡아 당겨 고정시키는 공법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선이 각 층을 수직으로 연결해주면서 지지대의 역할을 해 기울어진 건물이 스스로 서는 것이 가능해진다. 

포스트텐션은 건물의 경사를 구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지지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공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도 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하늘에 떠다니는 배 모양의 하늘 공원도 유명하다. 하늘 공원에 위치한 수영장은 호텔의 설계자인 이스라엘 출신의 모쉐 샤프디도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공사비만 1조 원에 달하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프로젝트에서 7개월 동안 무재해 1200만 인시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선정한 해외건설 10대 프로젝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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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널시티 하카타. <대우건설 홈페이지>

최근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 후쿠오카의 랜드마크 캐널시티 하카타는 대우건설이 시공에 참여했다. 

캐널시티 하카타가 들어선 부지는 방직공장으로 사용되다가 폐쇄된 후 현대에 맞게 새롭게 탄생됐다. 당시 일본의 최대 재개발 사업에 한국건설사가 참여해 의미가 더욱 깊다.

캐널시티 하카타는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영화관, 호텔을 포함하는 복합 쇼핑몰이다. 갖가지 브랜드의 가게들이 입점해있어 쇼핑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매일 진행되는 멋진 분수쇼로도 유명하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