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서비스에 활용할 별도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틱톡 모바일앱 홍보용 이미지.
바이트댄스는 미국 법원 판결에 맞춰 틱톡 사업권을 매각하지는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31일 “틱톡이 약 1억7천만 미국 사용자를 위해 새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 바이트댄스와 분리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틱톡은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영상을 사용자 기호에 맞춰 추천해 보여주는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틱톡 서비스가 미국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중국에 전송하고 있다는 혐의를 이유로 최근 ‘틱톡 강제매각법’ 시행을 확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해당 법안이 발효되면서 바이트댄스가 내년 초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바이트댄스는 자연히 미국의 이러한 결정에 반발하며 매각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자국 기업의 권익을 지키겠다며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로이터 보도 내용대로 바이트댄스가 미국 서비스만을 위한 별도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은 중국 모회사에 의존을 낮춰 매각을 더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도 틱톡 알고리즘 기술의 해외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미국 사업권 매각을 막고 있다. 별도 알고리즘을 개발하면 중국 정부 규제에서도 벗어날 여지가 있다.
로이터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새 알고리즘 개발 작업이 미국 의회에서 틱톡 매각법을 결정하기 이전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미국에서 틱톡을 향한 규제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던 만큼 선제적으로 대안을 찾기 시작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틱톡 측은 로이터의 보도가 나온 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내용을 부인하며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는 것은 기술적, 법적, 상업적으로 모두 불가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
바이트댄스가 틱톡 강제매각법에 반발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복잡한 상황이 얽혀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틱톡 알고리즘을 새로 개발하는 일이 최장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 복잡한 작업이고 새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