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에 인수 무산·UMC 합병도 불안, 반도체 시장 '혼돈'

▲ 글로벌파운드리가 삼성전자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뒤 UMC와 합병을 추진하는 상황은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보여주는 근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글로벌파운드리 본사.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 제조사 글로벌파운드리가 대만 UMC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수 년째 논의되던 방안인 만큼 성사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첨단 미세공정과 중국이 주도하는 구형 반도체 중심으로 뚜렷하게 양분되는 파운드리 시장 재편에 설 자리를 잃으며 미래가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일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큰 혼돈을 겪고 있다”며 “TSMC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UMC와 5위 글로벌파운드리는 현재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며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력 사업인 구형 파운드리 분야에서 중국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사업 효율성을 높여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디지타임스는 두 기업 사이 논의가 이미 2년 넘게 진행됐지만 큰 진전은 없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너지도 불투명해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디지타임스는 글로벌파운드리가 이미 삼성전자나 중국 기업에도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실제 결실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시장에 역량을 집중해 TSMC와 경쟁에 주력하고 있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결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실적과 재무 불안으로 다양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현재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과 이익을 거두며 다른 기업들을 더욱 불안한 상황에 놓이도록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파운드리 시장이 상위 기업과 중국 업체들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은 2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같은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의 규제로 첨단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들은 구형 반도체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공급을 확대하는 ‘덤핑’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UMC나 글로벌파운드리와 같이 첨단 미세공정 기술도, 중국 정부의 지원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결국 갈수록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90% 가까운 점유율로 수주를 독점하고 있는 TSMC의 지위가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와 인텔 역시 더 불안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타임스는 “파운드리 산업 변동성 확대로 TSMC 이외 기업들은 원점에서 경쟁을 노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기술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