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휴젤이 ‘3수’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보툴리늄 톡신제제 허가를 획득했지만 미국 진출에는 아직까지 변수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이 판결에 따라 휴젤의 미국 진출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보툴리늄 톡신 최대 시장 미국 뚫은 휴젤, 그래도 남은 변수는

▲ 휴젤(사진)과 메디톡스의 미국 ITC 소송 예비판결은 6월 중에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6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메디톡스와 휴젤의 미국 ITC 예비판결은 6월 중에, 최종판결은 10월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2022년 3월 휴젤이 자사 균주와 제조공정의 도용 및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제소했는데 약 2년이 지나도록 예비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 쟁점으로는 균주 절취 여부가 꼽힌다.

메디톡스는 최근 국제무역위원회 재판부에 보툴리늄 톡신 균주 절도에 집중하기 위해 균주 및 제조공정에 대한 영업비밀 쟁점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드린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 심리에서 양 측은 보툴리늄 톡신 균주와 관련해 첨해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존에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에 제소한 것과 쟁점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및 영업비밀을 놓고 다퉜다. 당시 국제무역위원회는 최종 판결에서 21개월 동안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놓고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라고 판단했다.

물론 예비판결에서 나보타에 대해 10년 동안 수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한 것과 비교하면 기간이 대폭 줄었다. 최종판결에서는 보툴리늄 톡신 균주를 영업비밀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 제재 수위가 낮아진 것이다.

3수 끝에 미국 FDA으로부터 보툴리늄 톡신제제의 허가를 받았지만 판결이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은 셈이다.

휴젤은 2월29일 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레티보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툴리늄 톡신 최대 시장 미국 뚫은 휴젤, 그래도 남은 변수는

▲ 휴젤이 이번에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보툴리늄 톡신제제 레티보. <휴젤>


휴젤은 2021년 3월 처음으로 미국 FDA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2022년 3월 FDA로부터 공장 추가 설비 및 허가사항에 대한 보완요구서한을 받아 사실상 고배를 마셨다.

자료를 보완하고 같은 해 10월 다시 미국 FDA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2023년 4월 또 보완요구서한을 받아 실패를 겪었다. 

다시 지적사항을 보완해 지난해 8월 품목허가를 신청해 이번에 문턱을 넘은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보툴리늄 톡신제제의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국내에서 대웅제약에 이어 휴젤이 두 번째다.

휴젤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3대 보툴리늄 톡신시장에 모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미국에서 판매에 걸림돌이 아직 남은 것이다.

앞으로 나올 예비판결 및 최종판결에 따라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물론 휴젤이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만큼 국제무역위원회 판결 이전에 미국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만약 수입금지 제재가 나오게 된다면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상 최종판결에서 수입금지 제재가 나오면 메디톡스에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를 이어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 대웅제약은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 판결 이후 메디톡스와 나보타의 미국 판매 파트너사 에볼루스 등 3자 합의를 통해 에볼루스의 미국 나보타 판매를 시작했다. 대신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약 380억 원의 합의금과 2032년까지 나보타 매출에 연동된 로열티 등을 지급하는 합의를 맺은 바 있다.

휴젤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