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맹렬한 기세에 위협받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레드(OLED)에서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경쟁력을 다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패널 경쟁 격화, 정호영 올레드 기술경쟁력으로 돌파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올레드 기술 경쟁력으로 차량용 패널 경쟁 돌파를 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저가 LCD(액정표시장치)에 기반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BOE와 티안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2023년 상반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을 45.3%로 집계했다. 5년 전 20.5%에서 두 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옴디아는 “중국업체들은 2023년 상반기에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선두권 공급업체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성장 배경에는 LCD산업에 대한 중국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업체들은 저렴하면서 기술난도가 낮은 LCD를 활용해 TV용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BOE는 20개 이상의 자국 고객사를 기반으로 디지털콕핏(계기판과 제어기능 등이 디지털화된 운전공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빠른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 중국 BOE는 2022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17%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LG디스플레이가 점유율 12%로 2위였다.

이런 흐름은 고가의 올레드를 적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정호영 사장에게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TV와 IT(정보기술) 등의 수요부진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경쟁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어려움을 겼었던 LG디스플레이로서는 같은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올레드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LG디스플레이의 차별화된 올레드 기술력을 내세워 중국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와 투명 올레드 기술을 시장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 올레드는 딱딱한 유리기판 올레드나 LCD와 달리 탄성이 좋아 자유자재로 곡면 구현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은 점차 실내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는 차세대 차량에 알맞아 수요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레드가 갖고 있는 장점은 자동차에 상당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특히 플라스틱 올레드 등 유연한 올레드는 패널 차량 디자인에 더 많은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어 주로 플래그십(기함급)이나 하이엔드급 차량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올레드 생산공정은 유리기판 올레드보다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만큼 기술적 장벽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가 갖고 있는 플라스틱 올레드의 기술적 기반을 더욱 고도화해 수주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올레드의 소비전력과 내구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적용되는 ‘탠덤 올레드’ 기술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패널 경쟁 격화, 정호영 올레드 기술경쟁력으로 돌파

▲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플라스틱 올레드(OLED). < LG디스플레이 >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는 뉴스룸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에 지난 2020년 S클래스를 시작으로 전기차 EQS, EQE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플라스틱 올레드를 공급하고 있다”며 “올해는 올레드에 들어가는 유기발광 소자의 효율을 개선하고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을 높인 ‘2세대 탠덤올레드’를 본격 양산하며 기술 격차를 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뒷면이 환히 비치는 투명 올레드 부문에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55인치 투명 올레드 양산에 성공했으며 현재 LG디스플레이의 투명 올레드는 빛 투과율이 45%로 가장 앞서 있다.  

이런 투명 올레드 기술력은 중국업체들과 구별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레드는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어 투명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에 적합한다. 

투명 올레드는 자동차 앞 유리에서 내비게이션이나 안전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2025년 투명 올레드를 차량용 디스플레이로 만든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강점을 가진 올레드를 중심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2022년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올레드 시장점유율을 65.9%로 집계했다.

차량용 올레드 시장은 낮은 소비전력과 고해상도라는 장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올레드 시장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올레드 시장은 LG디스플레이의 플라스틱 올레드를 중심으로 개화했는데 안정적인 수주 확보 및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 오토(차량용 디스플레이)사업부의 2025년 매출은 3조6천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연평균 25%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체 사업부에서 오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7%에서 2025년 13%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