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수익성 개선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7~8월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며 성수기 국제선 경쟁에서 승기를 굳혔지만 여전히 수익성에서는 경쟁사에 우위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호황에도 수익성은 아쉬워, 김이배 신기종 도입에 부가서비스 힘줘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이 여름휴가철 국제선 경쟁에서 승기를 잡아 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7~8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여객수송실적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좌석공급 대비 여객수송객 수 비율이 경쟁항공사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다. <제주항공>


15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제주항공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차세대 항공기 도입, 부가서비스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기종으로 B737-8 여객기 2대를 올해까지 도입한다.

이 기종은 기존 제주항공의 주력 기종 B737-800NG와 비교해 연료 효율이 뛰어나 기존 기체보다 운용비용을 12% 절약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향후 B787-8 기재를 추가로 도입해 최종적으로 B787-8 기단을 40대까지 늘린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항공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기에 단가 할인, 정비 지원 등의 추가 비용절감 요인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규 기재 도입방식은 기존 운용리스(리스요금을 납부하는 것)에서 직접구매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는 리스기체 반납 시 발생하는 원상복구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정비충당부채 감소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다.

김이배 대표는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며 수익성도 챙기고 있다.

제주항공은 초과수하물, 부대판매, 기내매점, 기내면세점 등의 부가서비스를 통해 여객 외 수입을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내면세점 서비스에 고정환율제를 도입해 시장환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사전예약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시간 절약과 여행지에서 짐 부담을 덜도록 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기내면세점은 2022년 9월 롯데면세점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올해 1월 출범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말까지 기내면세점 판매 품목 수를 260여개로 2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제주항공의 부가서비스는 새로운 매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제주항공의 부가매출은 325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12.5% 늘어났다. 부가서비스의 1인당 객단가는 1만3100원으로 지난해 2분기 6100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큰 기단 규모를 활용한 물량공세로 저비용항공사 맹주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사업수익성 측면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15일 확정된 항공통계에 따르면 7~8월 제주항공은 국제선 승객 135만 명을 수송하면서 경쟁사인 티웨이항공 102만 명, 진에어 95만 명을 여유롭게 앞서고 있다.

다만 제주항공의 국제선 공급좌석 대비 여객운송 비율은 86.9%로 티웨이항공 90.9%, 진에어 90.3%에 비해 낮다는 점은 제주항공의 영업이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7921억 원 영업이익 939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11.9%로 티웨이항공 15.9% 진에어 16.8% 등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9일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기재를 45대까지 운용했는데 이에 맞춘 비용구조가 원가 측면에서 비효율성을 가져왔다”며 “현재 운용 기재수는 39대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기재수를 회복한다면 수익성이 반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수익성 강화 작업은 항공산업에 하향 싸이클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의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제주항공 호황에도 수익성은 아쉬워, 김이배 신기종 도입에 부가서비스 힘줘

▲ 제주항공이 도입하는 차세대 기종 B737-8 여객기(기번 'HL8523')가 지난달 미국에서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 제트포토>


올해 항공업계는 그동안 누적된 보복여행 수요에 힘입어 국내 저비용항공사 다수가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호황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마다 항공사들의 기재 도입과 향후 여행수요에 대한 예측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중장기 소비 둔화 우려, 인구 감소 우려 등으로 구조적으로 여객 수요증가율이 낮아지는 구간에서는 운영 기재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해외여행 수요는 레저패턴의 변화로 경기 사이클에 구애받지 않고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경쟁 심화를 걱정하는 것에 비해 실제공급속도는 완만하며 여전히 충족하지 못한 여행대기 수요가 많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