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반기 최대어' 새내기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산로보틱스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파두가 다소 부진한 성적으로 문을 연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다음 주자인 두산로보틱스에 기대를 걸면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최대어' 두산로보틱스 상장 본격화, IPO 시장 분위기 다시 달굴까

▲ 두산로보틱스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본격적인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 공시위원회는 17일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앞서 6월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뒤 약 2달 반만의 일이다. 이로써 두산로보틱스는 수요예측, 일반청약 등 본격적인 상장작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10월 중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월부터는 3분기 실적을 추가로 반영해야 하는 만큼 두산로보틱스도 이달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10월까지 기업공개(IPO)를 속도감 있게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된 두산그룹 로봇 계열사다.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450억 원을 내며 매출 기준 협동 로봇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9년부터 연평균 37%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로봇 대장주로 불리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3분의1 수준인 매출 136억 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두산로보틱스가 상장과 동시에 로봇 대장주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로봇이 시장 주목도가 높은 테마인 점도 관심도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협동로봇 전문기업 뉴로메카, 로봇 감속기 제조기업 에스비비테크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216.1%)를 필두로 뉴로메카(154.6%), 로보스타(53.9%) 등 로봇 관련주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하민환 KB증권 연구원은 로봇업종에 대해 "로봇주의 모멘텀이 제 3국면으로 확산됐다"며 "매크로 변화 모멘텀과 기업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의 정책 모멘텀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다. 2분기 쉬었던 로봇이 하반기에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 연구원은 로봇주의 모멘텀으로 노동력 부족에 따른 노동력 대체 목적의 로봇 수요 증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현 정부의 상징적인 로봇 정책 기대감을 각각 꼽았다. 
 
‘하반기 최대어' 두산로보틱스 상장 본격화, IPO 시장 분위기 다시 달굴까

▲ 사진은 두산로보틱스의 올해 신규 라인업인 협동로봇 E시리즈의 이미지.


다만 성장 적자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협동로봇 시장이 아직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로봇기업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데, 시중금리가 높고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적자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해 121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적자 기업이더라도 기업가치가 높은 기술 성장기업에 대해 성장을 허가하는 '유니콘 특례' 상장 조건을 충족하면서 상장에 도전하게 됐다.

조은애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 매출을 600억 원으로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고성장과 규모의 경제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해외 매출 확대를 위한 유럽법인 설립, 연구개발 지속, 인력 채용 등으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앞서 두산로보틱스는 1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가치가 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기업 가치는 1조원보다 조금 높은 1조5천억 원 내외로 추산된다”면서 “특히 하반기 북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의 높은 성장과 유럽 시장 회복 등이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두산로보틱스가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파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상장에 도전하는 IPO 대어가 된다. 

두산로보틱스에 앞서 올해 첫 1조 원대 대어였던 파두는 수요예측에서 362.9대 1으로 흥행에서 부진했다. 올해 코스피시장에 첫 상장한 넥스틸도 235.56대 1이라는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기도 했다.

다소 과열 분위기에 접어들었던 IPO 시장은 하반기 기대주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확인한 뒤 진정흐름으로 돌아섰다. 
 
이에 시장에서는 관심도가 높은 다른 대어급 공모주가 흥행으로 IPO시장의 흐름을 바꿔주길 기대하고 있다. 함께 연내 상장 후보로 꼽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두산로보틱스가 먼저 상장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예비심사청구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예정 주식은 6481만9980주다. 이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1620만 주를 전부 신주로 공모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는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