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퓨처엠이 기존 목표치보다 크게 늘어난 양극재 생산 계획을 제시하며 공격적 사업확대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공격적 증설을 통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 지위를 넘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음극재 분야에서도 성과를 가시화하며 2차전지 종합소재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져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증설 더 공격적으로, 김준형 배터리소재 최강자 노린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양극재 증설 목표치를 대폭 상향조정하고 글로벌 선두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4일 증권업계와 배터리소재업계 말을 종합하면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치를 대폭 높여 잡으면서 향후 실적과 시장점유율도 함께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2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2030년 양극재 1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계획이 현실화되면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양극재기업은 에코프로비엠으로 연간 18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증설 계획에서도 가장 높은 목표치를 설정해 놓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까지 연산 71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엘앤에프(2026년 43만 톤)  LG화학(2028년 47만 톤) 등 경쟁사의 목표치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연간 생산능력은 10만5천 톤으로 에코프로비엠(연산 18만 톤)에 다소 밀리는데 기존 생산능력 목표치(2030년 연산 61만 톤) 역시 에코프로비엠과 비교하면 양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다소 더딘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포스코퓨처엠이 이번에 공개한대로 2030년 생산능력을 연산 100만 톤으로 대폭 늘리면 에코프로비엠(2027년 연산 71만 톤)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글로벌 2차전지 양극재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위상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가 주로 취급되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을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높은 기술을 필요로하는 하이니켈양극재 기술력도 세계 선두권으로 평가된다.   

포스코퓨처엠이 국내 경쟁기업들보다 높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글로벌시장에서 최강자 지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소재업계에선 포스코퓨처엠의 공격적 생산능력 확대기조가 수주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지난달 19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퓨처엠 여자바둑선수단 출정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장하는 기업으로서 수주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현재 회사의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추가 수주의 완급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뒤 공격적 증설 목표를 새로 제시한 만큼 추가 수주 가능성을 고려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포스코퓨처엠의 106조 원의 수주를 감안하면 이번 목표치 상향은 필요하고도 자신감 있는 발표였다”며 “2030년 양극재 100만톤은 가동률을 고려하면 470GWh 배터리에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파악했다. 

이 연구원은 “공급 과잉을 우려할 수도 있으나 포스코퓨처엠은 안정적 업스트림(원재료) 확보를 통해 향후에도 안정적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 산업에서 원재료 확보 경쟁력이 있는 업체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사장은 양극재와 함께 배터리 핵심소재로 꼽히는 음극재 사업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음극재는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성능 등을 결정하는 소재로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음극재 양산체제를 구축해 두었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생산능력은 세종 공장의 천연흑연 음극재 7만4천 톤, 포항 공장의 인조흑연 음극재 8천 톤 등 8만2천 톤 수준인데 이를 2030년 연산 37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을 새로 마련했다. 기존 목표치인 연산 32만 톤에서 5만 톤 상향된 수치다.

특히 흑연계음극재 분야에서 ‘탈중국’ 성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증설 더 공격적으로, 김준형 배터리소재 최강자 노린다

▲ 포항에 건설 중인 양극재 공장 조감도. <포스코퓨처엠>


포스코퓨처엠은 기존에 중국에서 천연흑연을 조달해 음극재를 제조했는데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탄자니아광산으로부터 천연흑연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조흑연은 이미 한국에서 원재료 조달과 제조까지 가능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업체 가운데 핵심 광물 조달 경쟁력이 가장 높다”며 “음극재에서도 탈중국이 가능한 제한적 업체 가운데 하나로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흑연계음극재 외에도 차세대 음극재로 불리는 실리콘·리튬메탈 음극재로 제품을 다변화할 방침도 세웠다.

현재 포스코그룹 관계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3천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연산 5천 톤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는데 포스코퓨처엠도 생산설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음극재 비중은 2020년 6천 톤 규모에 불과했지만 2027년 약 32만 톤까지 늘어나 10.1%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2027년 실리콘 기반 음극재 소재의 연평균 성장률은 76.6%로 다른 음극재 종류와 비교해 성장률이 매우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실리콘음극재보다도 기술적으로 한 단계 위의 소재로 평가되는 리튬메탈음극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리튬메탈음극재는 동박에 리튬메탈을 도금해 제조하는 것으로 에너지밀도가 기존 흑연계음극재보다 약 10배 높다. 차세대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5월 SKC와 ‘차세대 2차전지소재 사업의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리튬메탈음극재 공동 개발 등에 협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 리튬메탈음극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아우르는 데다 포스코홀딩스의 원료 조달 능력까지 힘입게 되는 만큼 앞으로 2차전지 종합소재기업으로서 지위를 굳건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형 사장도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으로서 원료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의 풀 밸류체인을 고도화해 권역별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고객사의 요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제조하고 양극재 중간소재인 전구체 내재화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포스코그룹의 메탈 가공 역량을 기반으로 광물-가공-소재생산 일원화 생산 구축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