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슬롯머신 제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리조트 경쟁력을 강화해 카지노 위주의 사업구조를 다각화 하는데 힘쓴다.

다만 내부기강 해이가 심각해 이를 다잡아야 하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강원랜드 이삼걸 슬롯머신·리조트로 수익구조 다각화, 기강 확립은 과제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이 리조트와 슬로머신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8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최근 자체적으로 제작한 슬롯머신을 해외에 처음으로 판매하는 성과를 올린 것을 계기로 슬롯머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원랜드는 사업규모 확대를 위한 슬롯머신 제조공장 예비 후보지를 올해까지 결정하고 내년에는 사업 용지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슬롯머신 제조공장 건립사업 기본 계획을 마련해 올해 안에 이사회에 보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지난달 강원랜드는 동남아시아 최대 슬롯머신 유통사 RGB와 계약을 맺고 필리핀의 한 카지노에 자체개발한 슬롯머신 '케이엘 사베리'(KL Saberi) 3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슬롯머신은 강원도 태백시 현장에서 제작해 4월까지 필리핀에 공급한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슬롯머신 제조공장 건립은 현재 준비단계로 태백 사업지에서 수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향후 수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삼걸 사장은 올해 슬롯머신 해외 판매 목표를 149대, 매출 17억 원을 잡고 있다. 

강원랜드 전체 매출에 비하면 슬롯머신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2022년 3분기 기준 슬롯머신 매출이 없고 2021년 4억 원에 그쳤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매출 목표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장기적으로 유럽과 미국까지 시장을 확대해 2027년 500대를 판매하고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슬롯머신 제조 사업을 강원랜드 비카지노 부문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삼걸 사장은 1월 기자간담회에서 "슬롯머신 제조 사업은 국내 관련 중소기업 육성, 지역 고용 창출, 외화 획득 등 많은 장점을 가진 사업으로 향후 강원랜드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슬롯머신 제조가 미래 먹거리라면 리조트사업은 비카지노 부문의 현재 먹거리다.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비카지노부문 매출은 1201억 원으로 이 가운데 호텔, 콘도, 스키장, 골프장, 워터월드 등 리조트 사업 매출이 99%다.

이 사장은 올해 비수기와 성수기 간극을 줄여 비수기 투숙률 평균 60%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리조트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조성한 반려동물 동반 시설 '하이원 펫클럽'에 실내 놀이터와 수영장, 펫 트레킹 코스, 동물교감 중독 치유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다양화 하고 궁극적으로 힐콘도 지역 전체를 '펫 빌리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보유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개발해 웰니스 관광지로서 입지를 다진다.

하이원리조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하이원 HAO 웰니스'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2 추천 웰니스 관광지'로 2회 연속 선정된 바 있다.

하이원 HAO 웰니스 프로그램은 하이원이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살려 차별화한 프로그램으로 요가, 명상 및 꽃차, 아쿠아요가 등을 즐기는 'HAO 웰니스', 숲 해설가와 함께 하늘길을 걷는 'HAO 트레킹',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는 'HAO 키즈'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하이원리조트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공식 채널 가운데 처음으로 유튜브 채널 '하이원리조트-high1 resort'의 실버 버튼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이원리조트는 지난해 모두 133개의 콘텐츠를 올리며 약 1300만 회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 회사만의 차별화한 서비스를 갖춰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하이원의 필살기로 활용하자"며  "스키장과 골프장, 워터파크, 트레킹, 카지노, 숙박 등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춘 가족형 힐링 리조트가 우리 강원랜드와 하이원의 장점이자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이후 변화한 라이프 스타일을 바탕으로 '웰니스(wellness)'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수요에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을 발휘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밖에 이 사장은 최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카지노·리조트 부문 스타트업 발굴·육성에 나서는 등 신규사업도 개발하고 있다.

다만 강원랜드 내부기강이 해이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점은 이 사장에게 부담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평균이하인 4등급을 받았다.

특히 외부 민원인과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청렴체감도 부분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것은 뼈 아픈 부분이다. 민원인과 내부 직원들은 강원랜드의 부패행위가 만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비위행위와 공직기강 해이로 강원랜드가 내린 징계는 159건에 이른다. 월 평균 2.2건으로 달마다 임직원 2~3명이 징계를 받은 셈이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