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 사장이 쌍용건설 새 대표이사를 맡아 기업 내부통합과정을 직접 지휘한다.

김 사장은 앞서 세아STX엔테크, 태림포장 등을 인수해 경영정상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쌍용건설 통합작업에서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Who] 글로벌세아 인수합병 이끈 김기명, 쌍용건설 재도약 진두지휘

▲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 사장이 쌍용건설 새 대표이사에 올라 기업 내부통합과정을 직접 지휘한다. <글로벌세아>


외국계 무역회사를 시작으로 해외수출과 유통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온 글로벌사업 전문가인 만큼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확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글로벌세아그룹은 2023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김 사장과 심철식 세아상역 전무 등을 쌍용건설 경영진으로 전진배치했다. 김인수 전 현대건설 GBC사업단장을 사장으로 영입해 건설분야 전문성도 확보했다.

김 사장은 쌍용건설의 새 대표이사로 재무건전성 개선과 글로벌세아와 사업 시너지 창출 등 큰 그림을 총괄하게 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김 사장이 쌍용건설 대표를 겸직해 의사결정 등에 효율성을 높이면서 글로벌세아와 쌍용건설 인수후통합(PMI)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도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에 글로벌 경기침체 등 기업 경영에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김 사장이 내부 재정비를 서두르고 빠르게 경영전략 수립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195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서울사대부고,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무역회사인 스웨어맥클레인 무역총괄 이사, 월마트 아시아지역 소싱담당 부사장, 인디에프 대표이사, 세아상역 미국총괄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글로벌세아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과거 세아상역이 인수한 패션기업 인디에프 대표에 올라 비슷한 상황에서 회사 성장을 이끈 경험이 있다.

1990년대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여성복 브랜드로 유명했던 패션기업 나산은 1999년 부도를 맞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 뒤 2006년 세아상역이 인수하면서 회사 이름을 인디에프로 바꾸고 새 출발을 했다.

김 사장은 월마트 해외구매 담당자 시절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과 맺은 인연으로 인디에프 대표를 맡았다.

그는 당시 직원 250명의 이름을 외우는 것부터 시작,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등 내부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내부 조직부터 정비해 내실부터 다지면서 인디에프 대표를 맡은 지 1년 만에 매출을 3배 수준으로 늘리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김 사장은 그 뒤 김웅기 회장의 최측근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2016년에는 그룹의 지주회사 글로벌세아 대표에 올랐다.

김 사장은 글로벌세아를 맡은 뒤 토목, 플랜트기업 세아STX엔테크, 제지기업 태림포장에 이어 이번 쌍용건설 인수까지 그룹의 인수합병 전략을 앞장서 이끌면서 섬유를 넘어 건설, 제지로 그룹의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날 김 사장을 쌍용건설 대표에 선임하면서 “김기명 사장은 회계, 재무, 인사관리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경영능력이 탁월한 CEO”라며 “김 사장이 이런 능력을 바탕으로 쌍용건설 경영안정화와 재무환경 개선 등 재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쌍용건설 내부 조직 정비와 구성원들의 결속을 이끄는 역할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이번에 글로벌세아그룹으로 편입되면서 회사를 40여 년 동안 이끌어온 김석준 대표이사 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김석준 회장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쌍용건설을 해외건설 ‘명가’로 만든 장본인이다.

또 쌍용그룹이 외환위기로 해체되고 쌍용건설이 두 번의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과 기업회생절차, 두 번의 매각을 거치며 주인이 바뀌는 동안에도 쌍용건설 대표 자리를 지키면서 회사의 구심점이 돼왔다.

그런 만큼 김석준 회장이 쌍용건설 전문경영인에서도 물러난다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의미가 큰 변화로 풀이된다.

쌍용건설은 2022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33위의 건설사다. 

해외 랜드마크 호텔 등 고급건축물분야에서 풍부한 시공경험 등을 바탕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건설사로 꼽힌다. 쌍용건설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 비중도 50%를 넘어선다.

글로벌세아그룹도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중남미 등 해외시장 개척 등 해외사업 시너지에 기대를 내비쳐왔다.

다만 쌍용건설은 해외현장들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사지연 등으로 대규모 추가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 수익성이 저조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김 사장은 중남미시장 개척 등을 통한 해외사업 확대, 그룹 건설자회사 세아STX엔테크와 시너지 창출 등에 앞서 쌍용건설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쌍용건설은 앞서 2018년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영업손실 287억 원, 당기순손실 181억 원을 냈다. 2019년 영업이익률(EBIT/매출)이 1.1%를 보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덮쳤고 결국 2020년 영업이익률이 0.1%로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우드랜드 종합병원(3736억 원), 두바이 로얄아틀란티스호텔 신축공사(6780억 원), 말레이시아 옥슬리타워 복합개발공사(789억 원)에서 대규모 추가비용이 발생해 해외부문 매출총손실이 1300억 원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주요 해외 현장들의 손실이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도 1% 수준에 그친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현금흐름도 –1100억 원으로 유동성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이에 쌍용건설 인수결정과 함께 유상증자 구상을 밝혔고 최근 1월 안에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행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내놨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