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재신임을 받을지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 등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건설에서 모두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롯데건설 실적은 하석주 연임 가리켜, 신동빈도 위기 속 안정 택할 가능성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최근 부동산시장 자금경색과 관련해 재무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건설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그룹 인사기조가 안정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일 롯데그룹 안팎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정기 임원인사는 11월 중순에서 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2020년부터 임원인사를 11월 말에 해왔다.

다만 올해는 임원인사 평가를 일찍이 9월부터 시작해 마무리한 만큼 인사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언급된다.

하 사장은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건설업계 장수 CEO로 꼽힌다.

하 사장은 2017년 2월 사임한 김치현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롯데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뒤 두 번의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았다.

이번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인데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면 세 번째 선택을 받는 셈이다 

두 번째 임기 동안 하 사장은 롯데건설의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롯데건설은 2021년 매출 5조7011억 원, 영업이익 4937억 원을 거뒀다. 2020년보다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38.3% 증가했다. 

지난해 경영목표로 내세웠던 수익성 개선에도 성과를 냈다.

롯데건설은 2021년 신공법 검토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원가관리체제 확립, 디벨로퍼사업 확대 등을 추진해 영업이익률을 8.7%까지 끌어올렸다. 롯데건설의 2010~2015년 영업이익률은 3%대였고 2016년에는 5.4% 수준을 보였다. 

하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첫 해인 2017년에 영업이익률을 7.1%로, 2018년에는 8.7%까지 올렸다. 2019년에는 영업이익률이 5.7%로 내려갔지만 2020년 다시 7%대를 회복했다.

올해 실적도 좋다. 하 사장은 10월까지 도시정비와 해외건설 양쪽 모두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롯데건설은 2022년 10월까지 도시정비부문에서 누적 수주 4조2620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롯데건설이 2020년 세웠던 도시정비 실적 최고 기록인 2조6326억 원을 훌쩍 넘어선 금액이다.

롯데건설은 2020년 도시정비시장에서 수주실적 3위에 올랐다가 2021년에는 2조2230억 원으로 5위로 밀려났다. 이를 1년 만에 회복한 것이다. 

올해는 GS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업계 2위 경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취임 때부터 강조해왔던 해외사업 확대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0월 초 기준 해외건설에서 수주실적 14억2330만 달러를 확보했다. 2021년보다 10배 넘게 늘었다. 

롯데건설이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수주 실적을 올린 것은 해외시장에 진출한 1975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 사장은 2017년 대표 취임 뒤 글로벌 건설사의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롯데그룹 사업기반이 단단한 베트남 등 동남아를 해외 거점시장으로 삼고 사업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하 사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국가별, 공사종류별 최적화전략으로 새로운 유형의 사업에 진출해야 한다”며 “플랜트 외주대형사업, 해외사업 등 신규 프로젝트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21년 신년사에서도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온 세계시장 진출 확대는 국내 건설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저성장 우려를 해결해 줄 명확한 해법"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다져온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와 같은 거점시장에서 성공경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부동산 경기악화와 자금시장 경색 상황에서 회사의 우발채무 규모 등에 대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경영과제다.

하지만 경영상황 불확실성 확대로 롯데건설을 비롯한 각 건설사들이 현금확보 등 사업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하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는 시선도 있다. 연말 인사에서 혁신보다 경영 안정성과 지속성에 무게를 싣는 기조가 반영될 수 있어서다.

하 사장은 1983년부터 롯데그룹에서만 40여 년을 일해온 정통 롯데맨으로 경력의 절반을 롯데건설에서 쌓았다.

그는 2001년 롯데그룹 감사팀에서 롯데건설로 자리를 옮겨 경영지원본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지냈다. 하 사장은 단국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인물로 그룹 안팎에서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해 스마트시티 건설을 비롯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앞서 2018년 경영복귀 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장을 점검할 때 하석주 사장도 동행했다.

하 사장이 2017년 당시 부사장 직위로 롯데건설 대표에 선임된 일도 신 회장의 신뢰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신임과 롯데건설의 실적 성과 등을 고려할 때 하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하 사장은 2018년 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