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도 김영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의 한국 방문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데다 중국 정부의 카지노 규제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탓이다. 
 
GKL 중국 도박규제 강화에 한숨, 김영산 방역 완화에도 실적회복 난망

▲ 김영산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


24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reopening, 경제활동 재개)’으로 관광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회복 기대감이 큰 상황임에도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당장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등 외국인에 빗장을 풀어도 외국인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는 여전히 격리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결국 한국 정부의 입국자 격리 면제는 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는 크게 도움이 되겠지만 외국인의 한국여행 수요 회복에는 해당 국가의 추가 조처가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보는 전망이 많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여행 규제를 강화한 채 유지 중이기 때문에 여객시장의 완전 정상화는 내년 3분기로 예상한다”며 “다만 각국의 경계수위 완화기조가 확산되면 리오프닝은 이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랜드코리아레저로서는 내년은 돼야 제대로 이용객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내년부터 주력 사업장인 세븐럭 힐튼점을 기존보다 넓어진 용산 드래곤시티호텔로 옮겨서 영업을 시작한다는 점은 실적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영업장 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은 김 사장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세븐럭 힐튼점을 드래곤시티호텔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기존 영업장 대비 확장을 꾀할 수 있고 노후화된 시설의 개선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은 이용객 증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며 “공기업이기 때문에 민간기업과 달리 코로나19 기간 중 비용감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투자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방역조치 조정 움직임도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듯하다.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50만2756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602만3021명이 중국인 관광객인 정도로 외국인의 한국관광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이용객 가운데 50%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방역 완화에 소극적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6월 청두 하계 유니버시아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등을 고려하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확인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정책은 올해 3분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도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실적 회복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중국 정부가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면서 도박을 강도 높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3월 해외 도박여행을 조직하면 최대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중국 형법이 개정됐다. 2021년 9월 중국에서 유일하게 카지노가 허용돼 오던 마카오를 대상으로도 영업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실제 중국 최대 정킷(단체 겜블링여행)업체인 선시티그룹 CEO 앨빈 차우가 지난해 11월 당국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마카오 카지노를 규제하면서 한국이 반사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핵심은 중국인의 도박 금지”라며 “자국에서 도박을 금지하면서 해외에서의 도박을 용인해주는 정부는 없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