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어워즈와 칸 국제영화제를 포함한 전 세계 시상식을 휩쓴 일은 한국 영화계에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남게 됐다.
‘살인의 추억’과 ‘괴물’, ‘마더’와 ‘설국열차’ 등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에 익숙한 관람객은 기생충이 단순한 성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 세계의 완성판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세계관과 등장인물, 소재 등 측면에 서로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새 책 ‘봉준호 코드’는 봉 감독의 영화들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사회 담론과 특정 대상을 묘사하는 코드를 분석해 감독이 그리는 영화 속 세계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분석한다.
이용철, 이현경, 정민아 등 한국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평론가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은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준다.
봉 감독의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12개의 코드를 중심으로 그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영상과 스토리로 담아내고 있는지 탐색하는 방식이다.
12개의 코드는 ‘사람’과 ‘이미지’, ‘행위’ 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진다. 각각 봉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 또는 소재, 등장인물의 행동과 특성을 의미한다.
‘사람’에 포함된 코드는 엄마와 소녀, 노인과 하녀다.
엄마는 김혜자 배우가 연기한 ‘마더’의 엄마, 소녀는 ‘옥자’의 주인공 미자, 노인은 ‘괴물’의 변희봉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의 아버지, 하녀는 이정은 배우가 연기한 ‘기생충’의 가정부가 대표적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인물들과 관련한 코드가 봉 감독의 다른 영화에도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분석하고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봉 감독의 독창적 시각과 메시지를 읽어낸다.
‘마더’와 ‘기생충’에서 엄마의 존재가, ‘괴물’과 ‘설국열차’, ‘옥자’에서는 엄마의 부재가 어떻게 영화 서사에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다른 인물들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공통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미지’ 카테고리에 포함된 코드는 계단과 비, 돈, 자연으로 나누어진다.
‘기생충’에서 비가 쏟아지는 날 주인공 가족들이 한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과 결국 돈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라는 점, ‘옥자’에서 던지는 자연과 관련한 직접적 메시지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봉 감독의 영화에서 종종 비는 사건의 국면 전환, 계단은 사회 계급과 위계질서를 상징하며 돈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상징적 소재, 자연은 인간에 의해 훼손당하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행위’ 카테고리는 먹기와 달리기, 성행위, 바보짓의 코드로 구성된다.
봉 감독의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먹는 장면과 달리는 장면, 관객들이 성행위를 관찰하게 되는 장면, 바보의 성격을 띤 인물이 하는 행동과 말에서 봉 감독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설국열차’에서 인간의 계급은 무엇을 먹는가로 나누어진다. ‘괴물’의 인간들은 괴수의 공격을 피해 끝없이 달린다. ‘기생충’의 불편한 성행위와 원빈 배우가 연기하는 ‘마더’의 바보스러운 행동은 영화의 서스펜스와 줄거리를 이끌어간다.
저자들은 눈에 보이는 등장인물의 행위 이외에도 이런 행동들이 영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암시되고 영화의 주제의식에 기여하는지 파악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코드 분석의 대상이 된 7편의 영화가 각각 봉 감독의 세계관을 어떻게 구성하고 또 완성해 나가는지 독자가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깨닫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봉준호 감독 개인을 찬양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대신 그의 영화가 사회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기록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색한다.
봉 감독의 영화가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를 궁금해하거나 그의 작품세계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안목을 키워줄 수 있는 평론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으며 영화배급을 거친 뒤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재무이사, 서울영상위원회 독립영화 배급위원으로 기고 및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현대소설, 영상문화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러 잡지와 신문에 글을 기고해 왔으며 대학에서 영화이론, 영상문화, 시나리오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대학교와 동국대학교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했다.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일하며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EBS국제다큐영화제 및 여성인권영화제 자문위원, 한국영화학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살인의 추억’과 ‘괴물’, ‘마더’와 ‘설국열차’ 등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에 익숙한 관람객은 기생충이 단순한 성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 세계의 완성판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받는다.
▲ '봉준호 코드' (이용철 이현경 정민아 지음, 미다스북스).
그의 영화에서 찾을 수 있는 세계관과 등장인물, 소재 등 측면에 서로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새 책 ‘봉준호 코드’는 봉 감독의 영화들에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사회 담론과 특정 대상을 묘사하는 코드를 분석해 감독이 그리는 영화 속 세계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분석한다.
이용철, 이현경, 정민아 등 한국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평론가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이 책은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준다.
봉 감독의 영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12개의 코드를 중심으로 그가 바라보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영상과 스토리로 담아내고 있는지 탐색하는 방식이다.
12개의 코드는 ‘사람’과 ‘이미지’, ‘행위’ 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진다. 각각 봉 감독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과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 또는 소재, 등장인물의 행동과 특성을 의미한다.
‘사람’에 포함된 코드는 엄마와 소녀, 노인과 하녀다.
엄마는 김혜자 배우가 연기한 ‘마더’의 엄마, 소녀는 ‘옥자’의 주인공 미자, 노인은 ‘괴물’의 변희봉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의 아버지, 하녀는 이정은 배우가 연기한 ‘기생충’의 가정부가 대표적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인물들과 관련한 코드가 봉 감독의 다른 영화에도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분석하고 공통적으로 담겨 있는 봉 감독의 독창적 시각과 메시지를 읽어낸다.
‘마더’와 ‘기생충’에서 엄마의 존재가, ‘괴물’과 ‘설국열차’, ‘옥자’에서는 엄마의 부재가 어떻게 영화 서사에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다른 인물들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공통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미지’ 카테고리에 포함된 코드는 계단과 비, 돈, 자연으로 나누어진다.
‘기생충’에서 비가 쏟아지는 날 주인공 가족들이 한없이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과 결국 돈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라는 점, ‘옥자’에서 던지는 자연과 관련한 직접적 메시지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봉 감독의 영화에서 종종 비는 사건의 국면 전환, 계단은 사회 계급과 위계질서를 상징하며 돈은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상징적 소재, 자연은 인간에 의해 훼손당하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행위’ 카테고리는 먹기와 달리기, 성행위, 바보짓의 코드로 구성된다.
봉 감독의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먹는 장면과 달리는 장면, 관객들이 성행위를 관찰하게 되는 장면, 바보의 성격을 띤 인물이 하는 행동과 말에서 봉 감독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설국열차’에서 인간의 계급은 무엇을 먹는가로 나누어진다. ‘괴물’의 인간들은 괴수의 공격을 피해 끝없이 달린다. ‘기생충’의 불편한 성행위와 원빈 배우가 연기하는 ‘마더’의 바보스러운 행동은 영화의 서스펜스와 줄거리를 이끌어간다.
저자들은 눈에 보이는 등장인물의 행위 이외에도 이런 행동들이 영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암시되고 영화의 주제의식에 기여하는지 파악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코드 분석의 대상이 된 7편의 영화가 각각 봉 감독의 세계관을 어떻게 구성하고 또 완성해 나가는지 독자가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깨닫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봉준호 감독 개인을 찬양하려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대신 그의 영화가 사회의 여러 면을 보여주는 기록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탐색한다.
봉 감독의 영화가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를 궁금해하거나 그의 작품세계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안목을 키워줄 수 있는 평론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으며 영화배급을 거친 뒤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재무이사, 서울영상위원회 독립영화 배급위원으로 기고 및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 현대소설, 영상문화를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러 잡지와 신문에 글을 기고해 왔으며 대학에서 영화이론, 영상문화, 시나리오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정민아 영화평론가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대학교와 동국대학교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했다.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로 일하며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EBS국제다큐영화제 및 여성인권영화제 자문위원, 한국영화학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