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에서 회장에 오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아버지가 마지막, 경영능력으로 인정받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월2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제17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 부회장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제17차 항소심 공판에 참석했다.

특별검사가 이 부회장에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며 이건희 회장이 사망할 경우 경영권을 승계해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에서 말하는 경영권 승계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일어날 일은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사망할 경우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며 병상에 오른 이 회장 이후에 삼성그룹에 회장이라는 직함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지분을 많이 소유하는 것보다는 고객들과 주주들에 경영능력으로 인정받아 떳떳하게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인정해 이 부회장의 뇌물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이 부회장은 “승계작업을 위해 대통령의 요구에 응답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훌륭한 기업인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신중하지 못했던 점에 반성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